▽실시 배경〓중학교 의무교육은 85년 ‘중학교 의무교육 실시에 관한 규정’에 의해 도서 벽지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처음 도입돼 94년 읍면지역까지 확대됐지만 도시지역까지의 확대는 재정부담 때문에 여러차례 연기돼 왔다.
교육부는 지난해 과외방지 및 공교육 내실화방안을 발표할 때도 2004년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제 예정보다 2년 앞당겨지게 됐다.
이로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 가운데 의무교육 연한이 6년으로 ‘꼴찌’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게 됐다.
교육부는 “이번 발표가 김대통령의 신년사와 연두 기자회견에 포함될 예정이었지만 여야대치 상황 등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아 연기된 것으로 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날 교육부가 청와대 지시를 받고 허둥댄 것을 보면 ‘민심 수습용’으로 급조된 인상이 풍긴다.
이돈희(李敦熙)교육부장관은 18일 “민생안정과 교육복지 실현을 위한 대통령의 결단에 따라 실현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학부모 부담 얼마나 줄어드나〓중학생 186만명 가운데 이미 의무교육 혜택을 받고 있는 도서벽지와 읍면지역의 학생수는 36만3000여명으로 19.5%에 불과하다. 이번 조치로 80.5%인 150만여명이 추가 혜택을 받게 된다.
의무교육이 되면 입학금과 수업료를 포함해 1인당 연간 평균 등록금 50만원과 교과서 값 등 52만원을 내지 않아도 된다.
이와 별도로 학교운영비(육성회비)와 급식비 등은 계속 학부모들이 부담해야 한다.
최근 경제 상황이 악화돼 각 가정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52만원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은 ‘큰 선물’이다.
▽혜택 대상 논란〓교육부는 이번 조치로 내년 신입생 50만명이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조사한 교육부의 ‘중학교 등록금 부담현황’에 따르면 전체 중학생 186만여명 중 의무교육대상 35만8000명, 생활보호대상자 5만9000명, 저소득층지원 15만명, 학교 자체감면자 3만6000명 등 학비를 내지 않는 학생이 75만명이나 되고 실제로 학비를 부담하는 학생은 108만9000명이다.
한 학년당 36만3000여명이어서 교육부가 혜택 대상을 부풀려 ‘생색’을 내려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