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새벽 안기부 돈 사건을 수사해오던 검찰이 홍인길 전 대통령 정무수석을 전격 소환했다. 홍전수석은 97년 한보사건과 98년 청구사건에 연루돼 두 차례나 구속되며 당시 '깃털' 논쟁을 일으켰던 인물. 상도동 집사로 불리며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소환에 '전격'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엔 왠지 낯뜨거운 게 있다. 검찰이 아직 김전대통령과 아들 현철씨에 관한 구체적인 단서를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원종 전수석과 홍인길 전수석을 '동네북' 격으로 소환해 들임으로써 힘만 빼고 있는 게 아니냐는 평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홍 전수석은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김 전대통령의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져 이런 비판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아무튼 이런저런 사건이 날 때마다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정치인들을 보면 이젠 안쓰럽기까지 하다. 깃털의 비극. 그 제4막 쯤 되면 몸통이 드러나게 될까?
최용석/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