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온라인 상아탑' 클릭…"학사모 보여요"

  • 입력 2001년 2월 4일 18시 53분


고졸 학력 때문에 마음 고생이 많았던 회사원 임진혁씨(39)는 최근 받은 서울디지털대학 멀티미디어학부 합격증만 봐도 가슴이 설렌다. 전산관리 담당으로 나름대로 실력도 있다고 자부하지만 승진 등에서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는다고 생각하던 차에 인터넷으로 학위를 딸 수 있다는 소식은 ‘복음’과도 같았다.

인터넷을 통해 대학 및 전문대 강의를 듣고 학사나 전문학사 학위까지 딸 수 있는 사이버대학(원격대학)이 3월 개교해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사이버교육은 초중고교생 대상의 온라인 과외나 어학학습 강좌 등 사교육 수준에 머물러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정규 대학과 마찬가지로 고등교육 학력인정을 받을 수 있고 시간적 공간적 제약도 없어 공부할 기회를 놓쳤거나 색다른 분야를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기회다.

▽어떤 학교들이 있나〓한국디지털대(KDU) 등 7개 학사과정 대학과 경북사이버대 등 전문학사 과정 2개대가 인가를 받았다. KDU, 열린사이버대(OCU) 한국사이버대(KCU) 서울디지털대(SDU) 등 4개교는 여러 대학이 컨소시엄 형태로 설립했고 경희사이버대 세종사이버대 서울사이버대 등 3개교는 기존의 학교법인이나 재단법인이 단독으로 설립했다.

이들 대학이 개설한 학과수는 학교별로 3∼5개 학과씩 모두 39개. 디지털정보, 인터넷콘텐츠, 인터넷경영, 벤처경영, 사이버NGO학과 등 일반 대학에서 접하기 힘든 첨단 학과들이 많다.

▽등록금은 얼마나 되나〓입학은 대입전형처럼 고교 졸업자나 고졸검정고시 자격 이상의 학력을 갖춘 사람이면 누구나 응시할 수 있다. 대부분 대학이 이미 원서 접수를 마친 상태이고 서류전형과 면접(일부 실기시험)의 전형 절차를 거쳐 발표도 온라인상에서 이뤄진다.

등록금은 대학과 학과별로 차이가 있지만 학점당 3만∼10만원. 9학점을 수강할 경우 입학금 등을 포함해 60만∼120만원이지만 정규 대학과 같이 18학점을 들으면 등록금도 정규 대학에 버금가는 수준이 된다.

사이버대학들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앞으로 등록자가 늘어나면 등록금도 내려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수업·평가 어떻게 하나〓학년별로 현재 일반 대학과 마찬가지로 2학기제이지만 계절학기 도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학기 시작과 함께 강의 과목을 인터넷에 게시하고 수강 신청도 인터넷으로 받는다.

일부 실습이 필요한 과정은 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지만 대부분 수업은 인터넷으로 진행된다. 성적평가는 학교별로 개설된 과목별 평가기준으로 이뤄진다. 출석과 중간 기말 등 정규 시험, 수시 테스트 및 과제물 평가로 이뤄진다. 시험은 인터넷을 통한 원격 시험이 주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학사는 140학점, 전문학사는 80학점을 이수하면 학위를 받을 수 있다.

▽유의사항〓관심있는 대학의 홈페이지에서 교육과정과 교수진 등에 대한 정보를 꼼꼼히 확인한 뒤 등록해야 한다. 일부 사이버대학은 홈페이지부터 부실해 항의 메일이 올라오는 경우가 많고 교수진도 석사나 학원강사 등으로 부실하게 짠 곳도 있다. 직장인들이 많기 때문에 너무 많은 학점을 신청하면 공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첫 학기는 9학점 정도로 신청한 뒤 익숙해지면 학점을 늘리는 것이 좋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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