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부는 그제서야 그 남자에게 집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방에 들어온 그 분은 추워서 꽁꽁 얼어붙은 듯한 손으로 명함을 내밀었다. 직함이나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국민연금관리공단 부평지사라는 글자가 기억난다. 아무튼 그 분은 자기가 십정동을 담당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에게 여러 달씩 연금을 연체하면 연체료가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형부가 실직한 시점부터 납입을 연기해 두면 연체료가 부과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좀처럼 만나보기 힘들어 늦은 밤에 결례를 했다며 교통비도 아끼게 해줄 겸 집으로 찾아왔다고 했다. 형부와 언니는 연금업무를 맡은 사람들이 모두 저 사람처럼 한다면 좋겠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인 희(인천 부평구 산곡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