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온-오프라인 결합 '네트워크 효과' 높여라

  • 입력 2001년 2월 5일 18시 35분


닷컴 열풍으로 시작된 e비즈니스에 대한 환상이 사라지고 있지만 인터넷기업 아마존은 여전히 관심의 대상이다. 99년 약 400억달러에 달했던 기업가치는 최근 50억달러 수준으로 줄었고 노사분규, 구조조정, 방만했던 취급상품 정리 등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럼에도 e비즈니스를 추구하는 기업은 여전히 아마존에서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인터넷 신경제에서는 네트워크 효과, 즉 고객과 공급자를 묶어 더 많은 파트너를 확보할수록 비용보다 효과가 커지고 다른 경쟁업체의 도전을 원천 봉쇄할 수 있다. 무(無)에서 시작해 강력한 인터넷 유통의 지배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아마존은 바로 이 길을 개척해 왔다. 아마존이 이 과정에서 보여준 끊임없는 개선과 혁신, 변신의 모습은 e비즈니스의 새로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전통기업에도 똑같이 요구된다.

비즈니스의 핵심프로세스는 고객관계, 주문충족(수주―조달―생산―물류), 신제품개발 등 세 가지로 나뉜다. 닷컴의 몰락에서 보듯이 이들 프로세스를 경쟁력 있게 구축 운영하는 것은 오랜 경험과 지식을 필요로 한다. 전통기업이란 이런 프로세스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것이다. 보잉사의 예처럼 기존 프로세스를 e비즈니스화한다는 것은 파트너(협력업체, 고객, 내부 직원)와의 정보 공유와 공동작업에 인터넷을 최대한 활용하여 프로세스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여기에 아마존의 교훈을 적용한다면 첫째, 파트너와의 사이버 공동체가 최고의 디자인, 최고의 효율성, 최고의 정보가치를 갖도록 구축돼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파트너들이 다른 업체와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보다 우리 회사와의 협력에 최우선 순위를 두도록 유인하는 인센티브를 인터넷 공간에 통합해야 한다. 셋째, 모든 프로세스에서 파트너와의 공동협력작업이 가능하도록 최적의 온―오프 결합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이는 근본적인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을 필요로 한다.

고객관계 프로세스에서는 특정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게 된다. 주문충족 프로세스에서는 수요예측, 주문접수, 자재조달, 생산계획, 수송 및 배달에서 파트너 업체와의 정보 공유와 공동계획이 필요하다. 신제품 개발도 컴퓨터 설계정보의 공유정도가 아니라 제품의 라이프사이클 전 과정에 걸친 기술정보 공유와 공동협력작업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진행될 수 있다.

델컴퓨터는 아마존과는 달리 전통적인 PC조립과 통신판매로 시작한 회사지만 PC업계의 아마존이 됐다. 이 회사와 아마존의 공통점은 인터넷이 가져오는 비즈니스의 네트워크 효과를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보여준, 새로운 왕도를 개척했다는 것이다.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skrhee@kgsm.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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