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색조’ 고종수(23·수원)가 8일 오후 11시30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개막하는 두바이 4개국 친선축구대회 모로코전에서 화려한 변신을 꾀한다.
이는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의 구상에 따른 것으로 홍콩 칼스버그컵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는 4―4―2시스템의 틀을 완벽하게 갖추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7일 두바이 폴리스 스타디움. 한국대표팀의 훈련은 어느 때보다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었다. 3명씩 조를 이뤄 체력훈련과 다양한 패스훈련을 했다. 특히 패스미스를 한 선수는 그 자리에서 팔굽혀펴기 10회의 벌칙을 받았고 누구도 불만 없이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었다.
히딩크 감독은 멀찌감치 선 채 선수들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었는데 한 선수에게서는 한동안 눈길을 떼지 못했다. 고종수였다.
히딩크 감독은 각 선수가 어떤 포지션에 적합한지를 다양하게 테스트할 생각인데 그 핵심이 바로 고종수.
‘히딩크 전술’은 플레이메이커를 없애고 수비를 강화한 포메이션. 이 때문에 대표팀의 간판 플레이메이커였던 고종수는 왼쪽 날개로 보직을 변경해 지난달 말 열린 칼스버그컵 노르웨이전과 파라과이전에서 환상적인 드리블과 돌파력을 선보이며 1골씩을 낚아내 히딩크 감독의 신뢰를 듬뿍 받았다.
히딩크 감독이 ‘믿는’ 고종수를 최전방 공격수 김도훈의 바로 밑에 섀도 스트라이커로 서게 한 것은 그의 골 결정력과 플레이메이킹을 시험하겠다는 뜻. 섀도 스트라이커는 최전방 공격수를 받쳐주며 중앙 미드필드까지 내려와 공수를 조율하는 역할도 함께 해야 하는데 플레이메이커였던 고종수가 잘 해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고종수가 자리를 옮기면서 왼쪽 날개는 박성배가 맡고 유상철은 중앙 미드필더로 좀더 처진다. 김태영―이민성―홍명보―심재원 ‘포백’은 이번에도 그대로 가동될 전망.
하지만 박진섭과 서동원 송종국 김영선 김현수 신상우 등도 언제든지 교체투입해 전반적인 전력을 평가한다는 게 히딩크 감독의 생각이기 때문에 ‘베스트11’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한편 이날 한국과 맞붙을 모로코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7위에 올라 있는 아프리카의 강호. 86년 멕시코월드컵 때 아프리카 국가로 첫 16강에 진출하는 등 지금까지 세 차례(86, 94, 98) 월드컵 본선무대에 올랐다. 전반적으로 선수들 모두 개인기가 뛰어나며 기습적인 중장거리슛 및 상대의 허를 찌르는 감각적인 패스가 좋다.
<두바이〓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