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제]어느 온라인투자자의 흥망성쇠…WSJ

  • 입력 2001년 2월 12일 15시 09분


인터넷의 급속한 보급은 새로운 주식거래의 방법을 일반화시켰다. 투자자들은 증권브로커의 손을 거치지 않고도 간단한 클릭 한번으로 언제 어디서나 주식을 사고 팔게 됐다. 이른바 온라인 주식거래의 전성기가 도래했다. 편리성을 앞세운 온라인 주식거래가 실제로 투자자에게 축복이었을까?아니면 불행이었을까?

월스트리트저널(인터넷판)은 11일(현지시각) 그레이그 마제스카라는 평범한 온라인 투자자의 흥망성쇠를 통해 온라인주식거래의 명암을 조망했다.

그레이그 마제스카는 장애아동을 위한 작은 학교의 교사이다. 1년 전 만해도 그는 누구나 온라인 주식거래를 통해 부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산 증인이었다.

불과 4년 동안 나이 30세의 이 청년은 자신의 돈 2만달러를 투자해 무려 220만달러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벼락부자가 된 그는 곧장 침실이 2개 달린 별장과 BMW스포츠카를 샀다.주변사람들은 그가 교사를 그만두고 이제 단순히 주식거래만 하며 살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그러나 행운은 거기에서 멈췄다.

지난해 첨단기술주의 폭락이후 그의 포트폴리오는 42만달러로 폭삭 내려앉았고 설상가상으로 국세청(IRS)으로부터 1999년 투자소득에 대한 세금으로 35만달러가 청구됐다.조기퇴직에 대한 그의 꿈은 일장춘몽처럼 사라졌고 이제 파산의 위험까지 염려하고 있다.

마제스카의 경우는 사실 극단적인 일례에 불과하지만 그의 실수는 '이렇게 하면 실패한다'는 너무나 평범한 교훈을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즉 그는 신용거래로 과도한 주식을 매입했고 첨단기술주에 편중된 투자를 했으며 초기수익에 대한 세금을 너무 늦게 지불했다는 것이다.

마제스카는 주식거래가 일종의 '가벼운(mild) 집착'으로 변했음을 인정했다. 그는 자신이 보다 많은 신용거래를 통해 주식을 과도하게 차입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다른 투자자들을 눌러 1등이 되려고 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존스 홉킨스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던 그는 '자신이 실패할 리 없다'고 까지 생각했다고 한다.

마제스카의 경우 사실 그가 왜 온라인투자에 빠져들었는지 설명하기 어렵지 않다. 1999년에 그는 온라인 주식거래로 146만달러를 벌었는데 그해 여름에만 주당 20달러에 매입한 USWeb/CKS의 주식4만주를 40달러에 전량 매각하면서 80만달러의 수익을 챙겼다.

이 같은 어마어마한 단기수익을 바탕으로 그는 자신의 모든 돈을 온라인 증권사인 E*트레이드의 주식을 매입하는데 쏟아 부었고 지난해 봄부터 시작된 첨단기술주의 폭락과 함께 그의 자산가치도 주저앉았다.

그는 " 지나친 자신감에 사로잡힌 나머지 투자의 모든 기본원칙을 무시했다"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이제 보수적인 투자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예전보다 훨씬 적은 시간을 온라인 주식거래에 쓰고 있으며 신용거래를 통한 주식매입은 더 이상 하지 않고 있다.

이병희<동아닷컴 기자>amdg3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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