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관계 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철을 둘러싼 전반적인 관변쪽 기류는 ‘포철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실 포철은 동기식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컨소시엄 참여해 한국통신 1차 지분매각 참여 등 정부 의도를 반영한 현안들에 대해 잇달아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산업자원부의 철강분쟁 중재에 대해서는 “통상마찰을 일으켜 국익에 어긋난다”고 ‘한수’ 가르쳐줄 정도다. 이날 신국환(辛國煥) 산자부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노골적으로 포철 경영진에 대해 ‘문제 있음’을 시사한 것도 이 같은 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포철의 대응은 다르다. ‘민영기업 포철로서는 주주의 이익을 우선하는 경영방향을 고수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유상부(劉相夫) 회장은 최근 “포철의 모든 의사결정 잣대는 주주”라고 밝혔다. 현재 포철의 외국인 지분은 54.1%. 자사주가 15.1%이고 정부지분은 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4.1%가 고작이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지분을 모두 합해도 경영진 교체에 필요한 최소 지분 25%에도 미치지 못한다. 유 회장의 이 같은 방침은 따라서 ‘정부와 포철의 판단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공식 선언한 것이다.
포철의 이 같은 변화는 ‘민영화 바람’으로 받아들여진다. 외국인 지분이 절반 이상으로 늘어나자 외국인 대주주들의 취향에 맞게 180도 변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기류 속에 3월 16일 열리는 주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외국인 대주주들과 정부 등 국내기관투자가들이 유 회장을 포함한 기존 경영진에 대해 어떤 평점을 내리느냐 하는 것. 정부내 고위 당국자들이 현 경영진에 대한 불신임 기류를 분명히 하고 나선 상황에서 포철의 대응이 주목된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