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 선수의 활약은 기록상 수치로는 그리 뛰어나지 않다. 그저 평범함 그 자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팀 감독들은 하나같이 팀의 가장 핵심적인 선수들로 이 선수들을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농구는 공격만 하는게 아니라는 것'이 그 이유다.
팀이 가장 필요로 할 때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하는게 바로 이들의 몫인 것이다.
스몰포워드로써 정확한 야투성공률을 자랑하면서 맹위를 떨쳤던 추승균은 올시즌 들어 포지션이 겹치는 팀내 라이벌 양희승,정재근 등과 보이지 않는 경쟁심리때문에 정신적인 압박감으로 시즌 초반 크게 부진했다.
그러나 추승균은 시즌 종반, 팀이 가장 절실한 시기에 이름값을 해냈다.
추승균은 이상민이 빠진 2경기에서 40분 풀타임을 소화해내며 자신의 평균 14.51득점을 훨씬 웃도는 22득점, 27득점을 쏟아부으면서 공격을 주도했다.
특히 지난 11일 삼보와의 경기는 자칫 팀이 연패에 빠지는 것은 물론 6강 티켓마저 위험에 처할수 있는 중요한 일전이었던 만큼 추승균의 활약은 현대로선 더없이 값졌다.
신세기의 조동현 역시 중요한 순간에 이름값을 해냈다.
팀이 6강 플레이오프티켓을 놓고 기아와 한창 치열한 다툼을 펼치고 있는 신세기로선 티켓싸움의 가장 큰 분수령이 된 2위팀 LG와의 경기에서 조동현의 활약으로 큰 고비를 넘긴 상태다. 이날 신세기는 조동현이 상대 센터 프루를 5반칙으로 내쫓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 데 이어 팀승리를 확인하는 자유투2개를 깨끗이 성공시키는 해결사 역할까지 해내는 공·수에 걸친 눈부신 투혼을 펼친 덕택에 LG를 꺽고 플레이오프티켓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을 뿐만 아니라 현대와 함께 공동 5위까지 달리고 있는 상태이다.
용병 하니발도 마찬가지다.
서장훈의 부상으로 SK팀이 주춤하던 시기에 젊은 선수들을 다독거리면서 차분한 경기 운영을 지휘, "코트 위에 야전사령관" 다운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SK 돌풍을 가져왔다.
당대 최고의 수비수이지만, 때론 노련한 가드로서 안정된 경기력을 선보이고 때론 센터를 도운 파워포워드로써, 그리고 고비때엔 알토란 같은 득점을 해내며 전천후 활약을 마다하지 않는 이들.
항상 스포트라이트불빛 뒤에 자리하지만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이들이 있기에 프로농구가 한층 더 빛나는 것이 아닐까?
김희경/동아닷컴 객원기자 wkbl@wkb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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