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유동성장세'에서 한몫 보려는 차원이 아니라 국내금융산업의 재편을 염두에 둔 포석이란게 증권업종 애널리스트들의 공통된 견해다. 국내금융시장이 은행위주시장에서 증권시장위주로 재편되고 있어 증권업종의 대표주자인 삼성증권을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자본조달이 은행대출에서 회사채와 주식발행으로 바뀌고 저금리 기조의 정착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증권상품에 대한 투자가 늘 것이란 다소 긴 안목에서 삼성증권을 매수한다는 설명이다.
즉 기업공개나 유가증권 발행, M&A활성화 그리고 '랩어카운트' 도입 등으로 증권사가 미국식의 '투자은행'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보고 대표주자인 삼성증권을 사들인다는 얘기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유동성장세'의 대표 수혜주인 증권주에 투자하는 차원에서 삼성증권을 매수한다고 증시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듯 외국인들은 장중매매와 장외거래를 통해 삼성증권의 지분율을 높여 왔다.
10시 55분현재 UBS워버그증권과 CSFB증권을 통해 각각 11만 6000주와 3만 6000주를 사들이고 있다. 이보다 앞선 1월 26일에는 주당 3만2500원에 56만 8000주를 장외거래를 통해 매수했다.
이결과 지난해말 20.26%에 머물던 외국인 지분율이 25.66%로 증가했다. 같은기간 주가도 2만 3200원에서 3만 5100원으로 51.29%상승했다. 같은기간 증권업종지수(74.7%)에 못미치지만 종합주가지수(18.68%)는 3배이상 초과했다.
심규선 메리츠증권 증권업 애널리스트는 최근 외국인의 삼성증권에 대한 매수는 포트폴리오 교체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심 애널리스트는 "금융산업 발전경로를 볼 때 증권시장이 전체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며 "이같은 추세를 반영해서 외국인들이 우량은행주만 사들이다가 삼성증권을 매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들이 그동안 집중적으로 매수한 국민은행이나 주택은행, 신한은행 등에다 삼성증권을 추가로 편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삼성투자신탁증권과 합병후 시가총액이 14위로 늘어난 것도 외국인들의 매수를 불러왔다고 주장한다. 즉 유동성이 풍부해서 중장기 투자하는데 부담이 줄었다는 얘기다.
심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삼성증권은 개인투자자들이 매수하기엔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편이다"며 "단기 수익률 경쟁에선 다른 증권주들에 뒤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