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의장의 이번 발언은 현재의 경기가 침체로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리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의회 발언에 맞춰 공개된 1월중 소매업 매출이 작년 9월이후 최고치인 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현재의 경기 상황이 작년말 보다는 회복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지난 10년간의 성장 추세는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에너지가격이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이 적고 생산성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위험이 낮아 언제든 금리 인하가 가능함을 암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은 상태다. 그린스펀 효과가 없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그린스펀의장의 현 경제에 대한 평가는 너무 낙관론에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1월중 소매업종의 매출이 급증한 것은 지난 12월 쇼핑시즌에 기대에 미치지 못한 매출로 인해 재고부담을 견디지 못한 소매업체들이 무리한 할인판매로 매출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에 지나지 않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한 생산성 지표도 시간이 지날수록 현저히 낮아지고 있으며 특히 금년 상반기중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경우 생산성 지표 또한 크게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에너지 가격의 경우에도 미국 정부가 어느정도 조정할 수는 있겠지만 최근 중동지역 긴장 고조와 함께 원유가격이 다시 상승한데서 보듯 통제할 수 없는 외부변수일 뿐이며 따라서 언제까지 안정될 것이라는 장담은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생산성의 불안함과 에너지가격의 통제 불가능은 인플레이션 위험이 언제라도 닥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러한 뻔한 경제 위험들을 그린스펀 의장도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발언의 의미를 다르게 해석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즉, 미국 경제의 성장 가능성이 훼손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낮춰 향후 있을 금리 인하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myj@sams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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