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비치호텔 주변 고급카페와 레스토랑은 미국 캘리포니아 해변의 별장지대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풍치와 서구식 실내장식을 갖추고 있다. 이곳은 수도권 미시족들이 많이 찾는 명소로 손꼽힌다. 이들 고급 카페와 레스토랑들은 방문객들에게 마치 파리의 카페거리에 와있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키게 한다. 밤이면 현란한 조명이 밤바다에 떨어져 연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주변 관광지와 연계하면 한나절 가족나들이코스로 손색이 없다. 카페촌 바로 위쪽의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을 비롯, 청량산 중턱의 시립박물관과 홍륜사 등의 고찰이 모두 가볼만한 곳이다. 해안순환도로는 6차로로 시원하게 뚫려 드라이브코스로도 좋다. 송도유원지는 63년 개장 이후 수십년간 수도권 시민들의 종합 휴양지 역할을 해오던 곳이지만 최신 놀이기구로 ‘무장’한 종합테마파크가 곳곳에 생겨나 이제는 찾는 이들이 많이 줄었다. 그러다 보니 다른 놀이공원처럼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마냥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가 없다.
바이킹, 번지점프, 범버카, 귀신의 집 등 30여종의 놀이기구를 가족 혹은 연인끼리만 이용하다 보면 8만여평 크기의 유원지 전체를 전세낸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또 150m 길이의 눈썰매장에서 바람을 가르며 썰매를 타다 보면 한 주간 쌓였던 스트레스는 어느새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리고 만다.
송도유원지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엔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이 청량산 기슭 1만여평에 자리잡고 있다. 기념관 정중앙에 위치한 18m 높이의 기념탑은 상륙작전 성공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것이지만 홀로 우뚝 선 모양이 작전을 성공시켰다는 기쁨보다는 전쟁의 참상을 호소하는 것 같다.
야외전시관에는 6·25 전쟁 당시 실전에 투입됐던 탱크 상륙정 기관총 함포 등이 50여년 전 무용담을 뒤로 하고 당당하게 서 있다. 제2전시관엔 남북한 의식주에 쓰이는 생활용품을 비교, 전시하고 있어 북한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기념관 바로 옆엔 인천 시립박물관이 있다. 선사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인천과 경기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과 도자기류, 금속공예품 생활용구류 등이 전시돼 있다.
박물관까지 모두 둘러봤다면 박물관에서 택시 기본요금 거리인 아암도 해양공원으로 가 낙조(落照)를 감상해보자.
시뻘건 태양이 단번에 바닷물을 끓일 듯한 기세로 맹렬히 타오르다 주변 섬들을 붉게 물들이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밀물 때라면 바다 냄새를 맡으며 1240m 길이의 스탠드를 천천히 거닐어도 좋겠고 썰물 때라면 바지를 걷고 갯벌로 들어가 조개를 캐 보는 것도 좋겠다. 저녁으로 상륙작전기념관 앞에 위치한 꽃게 거리에서 꽃게탕과 꽃게찜을 먹는다면 송도 여행을 제대로 마무리짓는 셈이 된다. 덕적도 인근 청정수역에서 잡아올린 꽃게에 고추장 양념장을 풀어 얼큰하게 맛을 낸 꽃게탕은 입에 한 술 댈 때마다 ‘어∼, 시원하다’는 소리를 절로 나게 하고 꽃게찜의 게살을 쏙쏙 발라먹는 재미 또한 만만치 않다.
<인천〓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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