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뜨겁다]송석찬의원 "이총재 정계은퇴" 발언 파문

  • 입력 2001년 2월 15일 18시 46분


자민련의 송석찬(宋錫贊)의원이 1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전력’을 문제삼으며 이총재의 정계은퇴를 촉구, 한나라당 의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송의원은 대정부질문을 통해 “이총재는 1961년 민족일보 조용수 사장을 반국가단체 동조 혐의로 사형시키는 등 언론말살과 인권탄압에 앞장섰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총재가 자신의 과거행적에 대해서는 전혀 반성하지 않은 채 요즘 언론사 세무조사 등을 언론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사회를 혼란시키고 국정을 마비시키는 이총재는 정계를 떠나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저질 발언 그만 둬” “너희 당 명예총재(김종필·金鍾泌)에게 물어봐”라고 소리쳤다. 송의원이 민주당에서 자민련으로 옮긴 사실을 빗대어 “사쿠라가 판을 친다”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이총재는 굳은 표정으로 듣고만 있었다.

한편 최연희(崔鉛熙·한나라당)의원은 대정부질문을 통해 “민족일보 사건은 오히려 5·16 혁명 당시 중앙정보부장이던 자민련 명예총재와 관련이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홍신(金洪信·한나라당)의원은 “나도 JP와 관련된 CIA 문건을 갖고 있으나 정치 대선배여서 공개하지 않는다”고 거들었다.

이총재는 이에 앞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민족일보 사건 때 자신은 군법무관 신분의 배석판사로 1심 재판에 참여했을 뿐이라며 “(송의원이 전력을 문제삼는 것은) 엉터리 수작”이라고 말했다. 이총재는 이날 아침 서울 가회동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송의원 발언 계획을 전해 듣고 “꿔간 의원이 못하는 말이 없구먼”이라고 불쾌해 했다.

자민련 이양희(李良熙)원내총무는 송의원 발언에 대해 “어제 3당 총무단이 ‘국회 무파행까지 선언하는 등 모처럼 분위기가 좋았는데…”라며 난감해 했다. 그러나 송의원의 ‘친정’인 민주당 의원들은 “(송의원이) 할 얘기를 했다”며 반기는 분위기였다.

<박성원·김정훈기자>swpark@donga.com

▼민족일보사건이란▼

민족일보는 4·19혁명 후 혁신계를 대변하는 일간지로 창간됐다.

1961년 2월13일 창간호를 낸 이래 5월16일까지 3개월 가량 존속했으며 매일 3만5000여부를 발행했다.

민족일보는 제2공화국의 정치적 이념적 혼란 속에서 △한국의 중립화 및 평화통일 △남북협상과 경제 서신의 교류 △남북 학생회담 △노동자 권익보장 등을 주장, 진보적 색채를 뚜렷이 했다.

그러나 창간 자금이 조총련으로부터 유입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민족일보는 북한의 활동을 고무 동조했다는 혐의로 5·16 군사정권의 혁명재판에 의해 폐간됐고 사장 조용수(趙鏞壽·당시 31세)씨는 사형에 처해졌다.

<윤종구기자>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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