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여건이 좋아진 것도 아니다. 금리가 내려 부동자금이 늘고 있지만 증시로 유입되는 돈은 얼마 안된다. 고객예탁금은 연초부터 2000억원 순유입에 그쳤다. 순매수 기조를 이어온 외국인들도 코스닥시장에는 별반 관심이 없다. 수급여건이 나아질 특별한 이유가 없는 셈이다. 그런데도 주가는 매일 2% 이상씩 오르고 있다.
15일에는 코스닥지수가 전날보다 2.07포인트(2.43%)오른 87.38에 마감하면서 6일 연속 상승했다. 연중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이상 열기 라는 말이 나올 법하게도 됐다. 지금이라도 코스닥시장에 돈을 넣어야 하는 건지 궁금한 시점이다.
▽왜 이렇게 뜨거운가〓대부분의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첫 번째 이유로 유동성 보강에 대한 심리적 기대감을 꼽는다. 현대증권 유용석 선임연구원은 “코스닥시장으로 큰 돈이 몰리지 않아도 주가가 오르는 것은 금리인하에 따른 2차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며 “객관적 데이터에 의존하는 거래소 시장과는 달리 코스닥 시장은 개인투자자의 심리적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금리인하 자금시장의 해빙무드로 제 2금융권으로 돈이 몰리고 있지만 채권시장이 지금보다 더욱 활성화 되면 실제로 증시에 돈이 유입되면서 강한 유동성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실적악화 등으로 인한 나스닥 급락은 오히려 같은 성장주 중심의 코스닥 시장에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신영증권 노근창 코스닥팀장은 “나스닥이 바닥권인 2500선까지 밀렸다는 점과 3월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나스닥 하락을 저점 매수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00포인트도 가능하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달말까지 100포인트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근거는 지수 90∼100 사이는 ‘매물 공백상태’라는 것. 1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83포인트는 물론 매물벽이 두터운 80∼85선도 넘어섰기 때문에 당분간은 ‘탄탄대로’를 달리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기술적 지표도 긍정적인 패턴을 보이고 있다. 거래량이 늘고 있으며 단기 이동평균선이 장기 이동평균선 위로 정배열되면서 상승기조를 뒷받침하고 있다. 단 6일 연속 올랐기 때문에 이익실현에는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 김분도 연구위원은 “펀더멘털이라는 변수는 이미 시장에 반영이 돼 있으며 단기간에 변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국의 나스닥 상승이나 금리인하 등의 호재가 터지면 코스닥지수가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지수가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갈 때 매수 타이밍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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