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뉴욕 '발가벗은 여자 예수'사진전 발칵

  • 입력 2001년 2월 16일 18시 31분


‘예수는 여자였다. 그리고 발가벗고 다녔다.’

미국 뉴욕시가 ‘발가벗은 여자 예수’ 사진 때문에 발칵 뒤집혔다. 발단은 16일 시립 브루클린 미술관에서 개막된 ‘이미지에 부쳐―현대 흑인 사진작가들’의 전시회에서 비롯됐다.

99년 신학적 발상을 완전히 뒤집는 ‘스캔들 예술(Art as scandal)’ 작품을 전시하면서 똥이 묻은 성모 마리아 그림을 내걸어 법적 시비까지 일으켰던 브루클린 미술관이 또다시 뉴욕시를 긴장시키고 있는 셈.

문제의 사진들은 ‘요 마마의 최후의 만찬’이라는 제목으로 전시된 것들로 특히 가슴과 음부를 드러낸 채 십자가에 못박힌 여자 예수와 예수의 흑인 제자 12명이 논란의 대상이다.

사진에 직접 누드로 출연까지 한 자메이카 태생 여성 사진작가 르네 콕스(40)는 “(상식을) 뛰어 넘어야 한다. 왜 여성은 그리스도가 될 수 없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종교계가 반발한 건 당연한 일. 윌리엄 더노후 미국 가톨릭연맹 회장은 ‘신성모독’ 이라고 비난했고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도 “시립미술관들에 일정한 전시 기준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가톨릭 신자인 작가 콕스는 “여성의 사제서품을 금하는 가톨릭을 합법적으로 비판한 것”이라며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 때 성당에서도 논란 없이 전시됐던 작품이 왜 뉴욕에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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