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일본은 무선콘텐츠 천국, 생활속으로 속속

  • 입력 2001년 2월 18일 18시 29분


토쿄 시부야의 A단팥죽 가게. 이 식당 메뉴판 세 번째 음식의 가격은 얼마일까. 이 희한한 문제는 사라진 견공(犬公)을 찾기위한 첫 번째 관문. 일본에선 지금 현실의 지리정보를 기반으로 해 ‘가상게임을 현실에서 해나가는’ 기발한 게임이 유행하고 있다.

게임의 이름은 일본의 레코드회사 인벡스네트워크가 i모드에서 서비스하는 ‘스트리트퀘스트’. 도쿄 시부야지역 150개 음식점 상점의 행사정보를 토대로 ‘하치’라는 이름의 견공을 찾는 게임이다. 월 이용요금은 300엔(약 3000원).

지도 캐릭터 등을 무리없이 다룰 수 있는 콘텐츠와 단말기 기술, 가입자의 ‘틈새시간’과 이동성이라는 무선인터넷의 특성을 십분 공략하는 아이디어와 생활정보를 제공한다는 인터넷의 가치를 절묘하게 결합했다.

“콘텐츠 사업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사업을 계속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습니다.”

i모드에 시세이도 화장품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뱀부네트워크의 데쓰야 사카키바라 사장(35)은 “무선인터넷 시장의 활성화는 결국 콘텐츠가 관건”이라며 “무선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유선인터넷을 적당히 옮겨놓는 수준의 서비스로는 어림없다”고 잘라말했다.

휴대전화에 스티커사진을 붙이며 ‘나만의 휴대전화’로 장식하려는 심리를 이용한 캐릭터배경무늬서비스 전화벨 멜로디서비스 등은 일본 무선인터넷의 인기 1, 2위를 다투는 콘텐츠.

‘언제라도 캐릭터’를 제공하는 반다이네트워크의 유키코 다카하시 과장은 “하나의 캐릭터라도 단말기마다 크기 지원색상 등이 각각이기 때문에 수십가지 버전을 만들어야 한다”며 “휴대전화 장식을 위한 서비스이므로 한 부분이라도 그림이 어긋나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사용자의 70% 가량이 10대와 20대인 만큼 엔터테인먼트와 게임 메일 서비스 등이 봇물이다. J폰의 릭 티몬스 부장은 “컬러단말기의 등장이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는 콘텐츠의 성장에 미친 영향은 혁명적”이라고 설명했다. J폰은 바로 사진을 찍어 첨부메일을 보낼 수 있는 카메라폰을 내놨고, 캐릭터나 음악을 6000바이트까지 첨부할 수 있는 E메일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위치정보기술을 물류에 활용하거나 재고 고객DB관리 등 기업에 활용되는 것, 유료콘텐츠 과금대행이나 광고대행 등 무선인터넷 사업자들을 위한 것, 갑자기 생각났을 때 찾아보기 좋은 생활정보, 일정관리 등 수시로 개인시간을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도 수요가 많은 콘텐츠들이다.

<도쿄〓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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