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기 삼성투자신탁운용 채권시가운용팀장의 투자철학이다.
그는 수익률 경쟁에 치중해서 부도위험이 높은 회사채를 무리하게 편입하는 것은 고객자산을 관리하는 펀드매니저의 임무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김팀장은 '운용수익률 1위'라는 명예는 고객자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얻게되는 부수물이라는 견해를 피력한다.
그가 '안정적인 펀드운용'을 강조하는 것은 투신권의 신뢰상실이 '위험관리능력의 부재'에서 왔다고 보기 때문. 단적인 예가 대우채 사태다.
당시 일부 외국계증권사에서 대우그룹의 유동성 문제를 제기했지만 수익률 경쟁과 '대마불사'논리에 빠져 부도위험을 간과했던 것이 투신권으로부터 자금이탈을 가져왔다고 분석한다.
과거에 대한 반성에서 김팀장은 '과도한 수익률 경쟁에 나서기보다는 매년 3위 정도 안정된 운용성적을 올리는 것이 장기적으로 1위"라는 운용철학을 갖게 됐다고 밝힌다.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1988년 현대투자신탁운용에서 채권펀드매니저 생활을 시작했다.
1999년 7월 삼성투신운용으로 옮겼다.
==올해들어 삼성투신운용의 채권형 상품은 얼마나 늘었나.
"우리 회사의 채권상품은 크게 MMF와 시가평가상품으로 대별된다. 우리 팀에서 운용하는 자산은 7조 5000억원에 달한다. 올해들어 MMF를 제외하고 5000억원 정도 신규자금이 들어왔다. 전체 투신권으로 들어온 시가평가상품의 30%에 해당된다."
==채권형 상품은 주로 어디에 투자하는가.
"지난해 상반기에는 통화안정증권, 하반기에는 국고채 등에 집중투자했다. 이들 채권이 안정성과 유동성측면에서 가장 유리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우량회사채를 사들였다. 현재 투자채권의 70%는 국공채이고 나머지 30%는 A-등급 이상의 회사채다. 투자자들이 여전히 안전자산을 선호하고 있어서다. 현재 운용중인 채권형 상품에 BBB등급 회사채를 편입할 계획은 없다.
물론 앞으로 설정되는 펀드는 BBB등급 회사채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투자등급은 낮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제고하는 투기채권(junk bond)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도 판매할 계획이다."
==은행정기예금보다 국고채(3년물)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국공채 투자비중이 높으면 은행권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기 힘들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 회사는 가입시점의 '통화안정증권+150bp'를 목표수익률로 제시한다. 이정도 목표수익률이라면 은행권보다 높은 수준이다. 단순히 편입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지 않고 금리하락을 이용한 단기매매(dealing)도 하기 때문에 은행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다.
가령 2월 16일에 투자자가 1년만기 채권형 펀드에 가입한다고 하자. 가입시점의 잔존만기 1년물 통화안정증권 금리(5.30%)에다 1.50%를 더한 6.80%를 목표수익률로 제시한다. 6%인 은행권의 정기예금보다 높다.
물론 실적배당상품이기 때문에 1년후 만기수익률은 처음 제시한 목표수익률보다 높을 수도 있고 낮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목표수익률 자체를 보수적으로 잡은 만큼 투자자들을 실망시키는 경우는 드물 것이라고 확신한다."
==최근 국고채(3년물) 수익률이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바닥권에 도달했다고 보는가.
"바닥권은 아니라고 본다. 국고채 가격의 단기급등에 따른 일시적인 조정으로 간주한다.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에 추가 하락할 것이다. 다만 하락폭은 지난 연말이나 1월초에 비해 줄어들 것이다. 심리적 저항선인 5%를 하향돌파하더라도 현재수준보다 큰 폭의 하락은 기대하기 힘들다."
==최근 MMF와 중장기 회사채 상품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금리인하기조가 계속되면 결국 BBB등급 회사채로까지 매수가 확대될 것으로 보는가.
"저금리로 결국 BBB등급 회사채로 매기가 옮겨갈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신중한 편이다.
과거보다 절대 금리수준이 낮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투자주체들이 경기회복을 확신하기힘들어 BBB등급 회사채 등급에 대한 수요는 한정될 것으로 본다.
우리 회사는 경기가 'V'자형이 아니라 'U'자형으로 완만하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것은 한계기업의 독자생존 여건도 급격히 개선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년에도 정부가 만기를 연장해 준다는 보장이 없는 한 사실상 이들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어렵다."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금리가 급등할 경우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 대비책은 무엇인가.
"갑작스럽게 금리가 반등할 경우 투신권은 막대한 평가손을 입을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 대해 충분한 대비책을 마련했다. 현재 적극 활용중인 국고채선물은 물론 조만간 도입될 금리스왑 등 파생상품을 통해 금리상승에 대비하고 있다.
또한 금리상승에 대해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전체 자산의 50%정도는 금리차익을 얻는 단기매매(Dealimg)으로 운용한다. 나머지는 상품의 만기와 일치하도록 구성한다."
==MMF의 인기가 높은데 현시점에서 중장기 채권형 상품의 적정한 투자비율은.
"중장기 채권형 상품의 비율을 7대 3으로 구성하도록 권하고 싶다. 가령 2000만원을 채권형 상품에 투자할 경우 1400만원은 1년만기 채권형 상품에, 나머지 600만원은 1년미만의 단기상품에 넣는 것이 좋다. 단기상품을 계속 만기연장하면서 재투자하는 것보다 장기상품을 만기때까지 유지하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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