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군은 민주화운동 관련 희생자로서 서울대에서 처음으로 명예졸업장을 받게 된다. 박군에 대한 명예졸업장 수여 문제는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조완규(趙完圭) 이수성(李壽成)총장 시절 이 문제가 한때 논의됐으나 흐지부지된 것이다. 연세대가 87년 민주화시위 도중 최루탄을 맞고 사망한 이한열(李韓烈)군에 대해 명예졸업장을 준 것과는 딴판이었다.
서울대는 지난해 이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나 북한 김일성대가 89년경 박군에게 명예졸업장을 준 사실이 알려지자 김이 샜다.이달초 ‘민주열사 박종철 기념사업회(회장 김승훈 신부)’가 서울대에 명예졸업장을 수여해 줄 것을 공식 요청하자 서울대는 뒤늦게 이를 받아들인 셈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박군에게 명예졸업장을 줄 경우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숨진 다른 학생들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기 때문에 이를 꺼려왔다”고 말했다.
박군의 아버지 박정기(朴正基·72·민족민주운동 유가족협의회장)씨는 “뒤늦게라도 서울대가 명예졸업장을 준다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군은 87년 1월 운동권 선배를 숨겨주고 도피시킨 혐의로 서울 용산구 남영동 경찰청 보안분실(구 치안본부 대공분실)로 연행돼 물고문을 받다 숨졌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