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레스토랑 웨이터 3년차인 이가는 기술적인 면은 나무랄데 없는 프로인데 손님들 앞에서 좀처럼 웃을 수가 없다. 미소 한 점 없이 언제나 무뚝뚝한 자신이 서비스맨으로 적합하지 않은게 아닌가 하는 고민에 빠진 이가. 그런 그에게 종업원에게 필요한건 개성이라고 주장하는 의문의 여자 쿠로스 카나코가 스카웃 제의를 해온다.
그녀가 던져준 지도를 들고 사람 하나 없는 묘지 주변만 배회하다 마침내 찾아낸 레스토랑은 번화가에서도 빌딩가에서도 주택가에서도 멀 뿐만 아니라 장례터와 공동묘지에 둘러싸여 있다.
더구나 이가를 고무시켰던 여사장 가나코의 그럴싸한 레스토랑 철학도 다 기분내키는 대로 주워 섬긴 것일 뿐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이가 이외의 서비스 스태프들은 프랑스 요리 전문점 경험이 전무한 이들이다. 유일한 경험자는 서비스맨으로는 실격이라 손가락질 받았던 이가뿐. 초대장을 잔뜩 뿌린 오픈일은 점점 다가오고 마냥 태평한 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의 레스토랑 운영전쟁이 시작된다.
작가 특유의 인간적이면서도 엉뚱한 캐릭터들이 펼쳐내는 생생한 일상의 묘미는 이 작품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한다. 특히 순정만화의 맹점인 특정 캐릭터의 과도한 묘사에 치중하지 않고 적절한 관찰자적 시점을 유지하면서 사건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에 담백한 영상물을 보는듯하다.
일반인에게는 막연한 선망의 대상인 프랑스 레스토랑에 관련된 다양한 상식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도
이제 막 불안한 항해를 시작한 레스토랑의 전모는 수수께끼로 가득하다. 여사장의 정체는 무엇이며 프랑스 레스토랑을 열게된 계기는 뭔지 또 '이세상의 끝'이라는 의미심장한 뜻을 지닌 레스토랑 이름 <로윈디시>의 유례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마치 천국의 가장자리처럼 아름답고 위태로운 고급 프랑스 레스토랑 스태프들의 좌충우돌기
김지혜 <동아닷컴 객원기자> lemonjam@now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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