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현대 이명희-LG 이윤희 '정면충돌'

  • 입력 2001년 2월 22일 18시 33분


이명희-이윤희
이명희-이윤희
이명희(현대건설)와 이윤희(LG정유). 둘은 언뜻 이름만 들어서는 자매로 착각하기 쉽다.

이름처럼 둘은 배구선수의 길도 비슷하게 걸어왔다. 고교졸업 당시 둘 다 스카우트 1위로 꼽혀 실업팀의 뜨거운 구애를 받은 것이나 현재 코트 내 포지션까지 닮은 점이 많다.

먼저 실업무대에 데뷔한 쪽은 이명희. 97슈퍼리그부터 현대 선수로 실업무대에 뛰어든 이명희는 스카우트 랭킹 1위답게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당당히 여자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이에 질세라 1년 후배인 이윤희는 이듬해 98슈퍼리그 여자신인상을 차지했다. 게다가 이윤희는 이 대회에서 이명희가 경험하지 못했던 팀 우승과 베스트 6상까지 받으며 신인으로서 최고의 영광을 누렸다.

둘의 포지션은 모두 센터. 이윤희는 LG정유에 입단할 당시엔 라이트 공격수를 맡았으나 2년전 팀의 간판 센터였던 홍지연이 은퇴하며 센터로서 새로운 역할을 떠맏았다. 이명희도 경기 상황에 따라 간혹 라이트 공격수의 역할을 맡기도 하나 주요 보직은 센터다.

물론 둘은 차이점도 있다. 우선 이윤희가 이명희보다 7㎝가 더 크고 체격도 더 당당한 편. 따라서 이윤희는 힘을 바탕으로 한 묵직한 중앙강타를 주무기로 한다. 반면 이명희는 빠른 몸놀림에 이은 톡톡 끊어치는 속공으로 상대를 괴롭힌다.

24일부터 시작되는 2001삼성화재 슈퍼리그 여자부 최종결정전. 둘의 활약 여부가 승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현대건설이나 LG정유 모두 지금까지 12경기를 치르는 바람에 주전 공격수들의 힘이 두달전 개막 때보다는 크게 떨어진 상태. 따라서 센터인 이들 중 누가 주전 공격수들의 공백을 훌륭히 메워주느냐에 승부의 저울이 기울어질 수밖에 없는 것.

1, 2차대회에서 한번씩 승패를 나눠가진 현대건설과 LG정유는 최종결정전을 앞두고 20일 벌어졌던 3차대회 경기에서 블로킹 3득점에 스파이크 21득점을 올린 이윤희가 블로킹 1득점에 스파이크 13득점에 그친 이명희를 압도하며 LG정유의 우위로 일단 예선대회를 마쳤다.

<이현두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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