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및 음악출판 전문회사인 마스트미디어는 최근 ‘그라머폰’의 라이센스 계약 등 한글판 창간 준비작업을 마쳤으며 3월호로 창간호를 내게 된다고 밝혔다. 한글판 ‘그라머폰’은 영어판보다 다소 큰 판형이며 영어판과 비슷한 160쪽 안팎의 분량으로 영어판 번역기사와 국내기사를 각기 50% 내외의 비율로 소개할 계획이다.
‘그라머폰’은 1924년 창간돼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클래식 음반 전문지. 이 잡지가 매년 시상하는 ‘그라머폰상’은 ‘클래식의 오스카상’으로 불릴 만큼 절대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으며 영국 전역을 비롯한 유럽 일원에 시상식이 생중계된다.
‘그라머폰’ 한글판의 조희창 편집장은 “영어판 ‘그라머폰’에 딸린 CD 부록까지 똑같은 음원을 사용해 제작 제공하는 만큼, 국내 음악팬이 해외의 클래식 신보 발매 현황을 실시간으로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유명 음반지가 번역판을 내는 것은 ‘그라머폰’이 세 번째. 공연 출판 기획사인 음연은 1999년부터 현악 전문지 ‘스트라드’ 한글판을 내고 있다. 마스트미디어는 올해 2월호부터 교회음악 전문지 ‘콰이어 앤 오르간’과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한글판을 발매하고 있다.
한편 일부 음악계 관계자는 최근 붐을 이룬 음악 전문지 창간과 관련, “한정된 시장을 놓고 과도한 경쟁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월간 클래식’을 창간한 ‘음악공간’도 최근 현악 전문지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1년새 창간 혹은 창간 준비중인 월간지만 4개를 헤아린다. 특히 일부 전문지의 경우 최근 대형 음반사들이 새 음반 수입과 제작을 줄이면서 광고 수급의 차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출판 관계자는 “음반시장이 절정기를 맞았던 1995년 무렵 음악 전문지 발행부수는 총 10만부에 육박했다”며 “이 독자층을 되찾을 수 있다면 여러 매체가 공존 속에 경쟁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일부 매체의 도태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