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밀히 말하자면 페트코프는 불가리아인이니 러시아 민요의 해석가로 ‘정통’은 아니다. 그러나 1970년대 녹음된 이 음반은 실로 많은 매력을 갖고 있다.
우렁차면서도 단단하고 퍼지지 않는 페트코프의 음성은 황량한 러시아의 찬 대기속에 울리는 듯한 신비감을 준다.
‘앙상블 발칸’의 반주부는 이국적인 매력을 전하면서도 러시아의 ‘본토박이’ 민속악단보다 번잡스럽지 않으며 정돈된 느낌을 주어 좋다.
녹음으로 말하자면 양념이 많이 들어간 아날로그 시대의 ‘잘 손질된’ 인상을 제공하면서 잡음이 거의 없고 음의 ‘해상도’가 뛰어나다.
러시아 민요에 친숙하지 않은 사람도 가끔 귀가 번쩍 뜨이는 순간이 있을 법하다.
“어, 이건 80년대 오락실에서 들려오던 ‘테트리스’ 음악이네. 어, 이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