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 업]프랑스 영화감독 로베르 앙리코 사망

  • 입력 2001년 2월 25일 20시 34분


로미 슈나이더와 필립 누아레가 주연한 ‘추상(낡은 총)’을 감독한 프랑스 영화감독 로베르 앙리코가 23일 오랜 암투병 끝에 파리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향년 69세.

1931년 이탈리아 이민가정에서 출생한 앙리코 감독은 교수형을 기다리는 사형수의 현실도피적 환상을 그린 흑백 단편영화 ‘올빼미 다리에서 생긴 일’로 62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64년 아카데미상 단편영화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앙리코 감독은 이후 장편영화쪽으로 전환해 알랭 들롱이 주연한 ‘투기꾼들’(66년), 브리지트 바르도가 주연한 ‘럼 대로’(71년) 등으로프랑스 당대 최고 배우들이 출연한 액션 스릴러물로 상업적 성공을 거뒀다. 2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에 의해 살해된 아내와 딸의 복수를 위해 독일군 1개 소대와 홀로 맞서 싸우는 한 남성의 이야기를 그린 ‘추상’이 대표작. 그는 이 작품으로 76년 프랑스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상인 세자르상을 수상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슈나이더 감독은 뛰어난 심미안, 독창적인 카메라 앵글로 영화계에서 인정을 받았으며 프랑스 영화 사상 가장 위대한 시인이었다”고 평가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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