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리모트 프리전스

파워돌에서 리모트 프리전스까지

스피리추얼 소울 시리즈로 국내에 처음 알려진 슈와 시스템의 「리모트 프리전스」는 코가도의 「파워돌」 시리즈를 연상케 하는 게임으로(심지어 캐릭터의 얼굴까지도 비슷하다), 이제는 다소 친숙한 이름의 화성에서 벌어지는 전투를 주요 스토리로 하고 있다. 게이머는 주어진 미션에 따라 작전 계획을 세우고, 부대를 편성하고 작전 지역에 돌입하여 전투를 진행하는 순서만 착실하게 따라주면 된다.

전투는 국내에서는 거의 매니아를 위한 전투 방식으로 치부되는 턴 방식으로 진행되며, 여러 가지 유닛들은 전장 위에서 이동 포인트(MP)와 액션 포인트(AP)에 의해서 행동하게 된다. 그리고 미소녀 캐릭터가 조종을 맡아 전투를 벌이게 된다. 여기까지는 「파워돌」 시리즈와 전혀 다른 것이 없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직접 전투에 들어가면 뭔가 다른 느낌이 게이머의 뒷덜미를 잡아챌 것이다.

파워돌의 아류작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리모트 프리전스」는 여전히 「파워돌」의 그늘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느낌의 게임이다. 윈도 시스템을 잘 살려낸 메뉴 체계와 유닛에서 직접 전장을 바라보는 듯한 3D 고저차 화면 등은 일본 게임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화면이지만, 이러한 장점을 잘 살려내는 뒷심이 부족한 듯 싶다. 게임의 난이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항상 아군을 먼저 발견하고 자로 잰 듯이 정확한 공격을 해 오는 인공지능은, 게이머의 스트레스 수치를 맘껏 올려주는 역할을 한다. 이것은 적진을 향해 강행돌파를 해야 하는 게이머의 입장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고 자위하는 수밖에…

하지만 난이도 조절의 실패로 인한 밸런스 문제를 제외한다면, 「파워돌」류의 게임, 즉 미소녀와 메카닉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게임을 기다려온 게이머에게는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을 안겨줄 수 있는 게임이다.

무인기를 이용한 전투 시스템

「리모트 프리전스」의 전투는 전통적인 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즉, 적군과 아군이 번갈아 가면서 이동 및 공격을 하는 방식이다. 각각의 유닛을 이동시키면 이동 포인트가, 공격 및 기타 다른 행동을 취하게 되면 액션 포인트가 줄어들며 이 포인트가 모두 소진될 때까지 이동 및 공격을 할 수 있다. 전장은 매우 작은 사각형 타일로 이루어져 있다. 이 크기는 보통 각 유닛들의 크기보다 작은데, 여기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각 유닛들을 좀더 세밀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리모트 프리전스」의 또 다른 특징은, 각 캐릭터들이 모두 별도의 유닛에 탑승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 2명의 대원이 한 조를 이룬 분대 단위로 구성되어 전투용 무인기의 운용을 맡게 된다는 것이다. 미소녀와 메카닉을 접목시킨 초기 작품 「파워돌」의 경우, 돌즈의 장비인 파워로더나 그 밖의 장비에 각 파일럿들이 탑승하여 조종하도록 되어 있는 것에 비한다면 나름대로 독특한 방법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렇게 2명이 한 조로 구성된 분대는 무인기 수송과 지원, 그리고 운용을 위한 차량에 탑승하여 전투에 참여하게 된다. 각 차량은 기종에 따라 3∼8대까지의 전투형 무인기들을 적재하고 동시에 운용할 수 있다. 무인기들은 전장에 도착하면 전개 과정을 통해 개별적으로 전투에 들어가도록 할 수 있다.

그리고 무인기에는 대원들이 탑승하지 않으므로 무인기의 파괴로 인한 대원들의 피해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분대원들이 탑승한 차량이 파괴되면, 무인기들도 쓸모없는 고철로 변하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무인기는 수송·지원 차량에 적재되어 전장에서 이동할 수 있고, 필요할 때는 하차시켜 전투에 참여시킬 수 있다. 수송·지원 차량은 단순한 수송 외에도 직접 공격에 참여하는 등 강력한 지원 능력이 있기 때문에 후방에서 무인기의 공격을 도와주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무인기의 조종을 담당하게 된다. 이러한 점은 적도 마찬가지다. 적도 수송·지원 차량에서 무인기를 하차시켜 전투를 벌이는데, 아군과 마찬가지로 수송·지원 차량이 파괴되면 무인기의 기능은 완전히 정지하게 된다.

따라서 적, 아군 상관없이 수송·지원 차량은 매우 중요한 전술적 목표가 된다. 전장에는 최대 3개 소대, 즉 9개 분대가 전투에 참여할 수 있다. 만일 4대씩 무인기를 탑재한다면 유닛의 수는 5배가 되어, 최대 45개의 유닛이 전장에서 피튀기는 혼전을 펼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게임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