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남자 가슴에도 봄…봄…봄…

  • 입력 2001년 3월 1일 19시 09분


거울 앞에 서서 넥타이를 이것저것 바꿔 매본다. 겨우내 별탈없이 매오던 넥타이지만 왠지 색깔이 탐탁찮다. 봄바람이 남자의 가슴에 스며든 탓이다. 게다가 기분까지 나른해지는 따스한 햇살.

이럴 때 ‘비쌀텐데…’하며 곁눈질만 하던 고급 넥타이로 목을 바싹 졸라매고 긴장감을 되찾아보면 어떨까. 과도하지 않은 호사(豪奢)는 때로 기분전환에 큰 도움이 된다.

▽명품 넥타이, 뭐가 다를까〓현대백화점 명품팀의 이순순과장은 마니아들이 명품 넥타이를 즐겨매는 이유를 세가지로 설명한다. 첫째, 가격이 다른 명품에 비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점. 둘째, 브랜드별로 성격이 뚜렷하고 독창성이 있어 자기만의 연출이 가능하다는 점. 셋째, 브랜드 가치가 가져다주는 ‘프라이드’에 대한 만족감.

물론 각 브랜드들은 최고급 소재를 사용한고 있다는 점, 직조방식과 제작방법의 노하우 등도 내세우고 있다. 단정하게 졸라매더라도 목부분이 편하다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명품넥타이의 가격은 10만∼13만원 정도가 대종. 그중에서도 고급품은 15만∼22만원에 이른다. 맸을 때 유연하게 가슴으로 떨어지는 느낌을 살릴 수 있는 실크가 주된 소재지만 캐시미어와 마(麻)를 사용한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올봄 명품브랜드 경향〓밝은 컬러의 줄무늬와 꽃문양이 주류. 깨끗한 체크무늬, 기하학적 무늬가 일부 선보이고 있으며 넥타이 표면에 자연스럽게 굴곡을 준 주름넥타이의 인기도 지속될 전망. 넥타이의 폭은 큰 변화가 없다.

여성 스카프로 더 유명한 에르메스는 의외로 남자 넥타이가 매출의 15%를 차지하는 브랜드. 전통적인 테마로 승마 사냥 해양스포츠 동물 꽃 연극 등의 주제를 담은 850개 이상의 디자인이 나와있다. 면과 울 혼방으로 만드는 ‘심’이 넥타이에 자연스런 볼륨감을 주는 것이 특징. 프랑스 중부지방에서 생산된 실크를 사용해 리옹 공장에서 나염한 제품. 17만∼22만원으로 명품중에서도 고가다.

페라가모는 이탈리아의 남성패션을 충실히 반영하는 넥타이 브랜드. 다른 브랜드에 비해 폭이 좁고 색상이 화려하며 동물문양을 많이 써 시선을 확 끄는 효과가 있는 제품으로 가격은 13만5000원.

불가리는 올해 봄을 겨냥해 클래식한 분위기의 ‘푼티니’, 색상이 다양한 ‘스칼레’, 현대적인 느낌의 ‘그래피’등 3종류의 넥타이를 선보이고 있다. 19만원대.

이탈리아산 천연실크를 사용하는 듀퐁의 텍타이는 100가지 무늬, 또 무늬마다 4∼8개의 색상을 넣어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이 자랑이다. 빨강 파랑 초록 바다색 등의 파스텔톤 색상을 선보이고 있다. 12만5000∼15만원. 테스토니는 봄철을 맞아 노랑 하늘색 복숭아색 빨강 등 밝고 생생한 느낌의 넥타이를 많이 내놨다. 13만4000원.

구치의 넥타이는 심플하면서 화려한 것이 장점. 눈에 익은 구치의 로고를 응용한 디자인이 스테디 셀러이며 연령대에 상관없이 넓은 층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14만5000원. 잔잔한 줄무늬로 차분하고 지적인 느낌을 강조한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봄상품은 11만∼13만원 정도며 트렌치코트로 유명한 버버리도 패션소품으로 넥타이를 내놓고 있다. 14만5000원.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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