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1일 ‘전주 이씨 주부공파(主簿公派)’총회에 참석해 “(전주 이씨가) 이미 국가를 경영한 집안으로 비록 왕조가 끝났지만 정신적 기반은 있다. 나라가 어려울 때 근간을 바로잡는 큰 일을 해야 한다”는 발언을 문제삼았다.
김영환(金榮煥)대변인은 “이총재의 발언은 지난해 8월 충남에서 있었던 그의 ‘전주 이씨 새 역할론’과 같은 맥락으로 우려할 만한 내용”이라며 “도대체 이총재의 시계는 몇 시인지, 어디를 가리키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비난했다. 그는 “인터넷 사용인구가 3000만명을 넘어서고 있는 이 때 지연과 학연, 혈연 등에 집착하는 연고주의는 이제 끝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식(李明植)부대변인도 논평에서 “왕조시대 지배층의 부패와 무능으로 빼앗긴 국권을 되찾으려는 3·1운동 정신을 계승하는 기념식에는 참석조차 하지 않은 이총재의 종친회 발언은 우리 사회에서 기득권을 누려온 세력들이 재결집해 정권을 다시 잡겠다는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공세에 발끈했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대한민국 국민은 집안과 종친이 다 있다”며 “종친들끼리 가깝게 느끼고 친목을 도모하는 것이야 우리 사회의 고유한 가치 아니냐”고 반문했다.
권대변인은 또 “이총재의 어제 발언도 나라가 흔들리는데 전주 이씨 집안이 가만있지 말고 사회에 대한 바람직한 책임을 다하자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라며 “이를 파벌 짓는다고 시비를 건다면 종친회에 어떻게 가고, 고교 대학 동창회에는 또 어떻게 가겠느냐”고 반박했다.
<윤영찬·선대인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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