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화제]알리-프레이저 딸 주먹도 입담도 라이벌

  • 입력 2001년 3월 5일 18시 35분


재키 프레이저 라이드-라일라 알리
재키 프레이저 라이드-라일라 알리
‘역시 피는 못 속여.’

세계 복싱계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무하마드 알리와 조 프레이저. 20세기 최고의 라이벌로 꼽혔던 둘은 실력 못지 않게 ‘입심’에서도 세계 최고로 팬의 이목을 끌었다.

30년이 지난 지금. 세계 여자 복싱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이들의 딸들도 아버지들 못지않은 ‘입담’을 과시하며 ‘그 아버지에 그 딸’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

무하마드 알리의 딸 라일라 알리(23)와 조 프레이저의 딸 재키 프레이저 라이드(39)가 6월 맞대결을 앞두고 벌써부터 링밖에서 사사건건 말싸움을 벌이고 있기 때문.

사실 이들의 맞대결도 재키가 던진 말에 라일라가 발끈하면서 이루어졌다. 프로에 먼저 데뷔한 라일라는 지난해 재키가 맞대결을 제안했을 때만해도 “그녀는 나에 대한 열등감때문에 복싱을 시작했고 내 상대가 되지 못한다”며 무시했다.

그러나 “무하마드 알리가 내 아버지 프레이저를 피했던 것처럼 라일라도 나에게 도망가기 급급하다”고 재키가 말하면서부터 상황은 급변했다. ‘떠벌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무하마드 알리의 딸 답게 라일라가 이 말을 그냥 넘기지 않았던 것. 라일라는 즉각 “재키는 너무 말이 많다. 내가 그녀를 가정으로 돌아가게 하겠다”며 맞대결을 받아들였다.

맞대결을 앞두고 4일 미국 베로나 터닝스턴 카지노에서 벌어진 전초전에서 각각 KO승을 거둔 이들은 경기후 서로에게 비수같은 말을 던지는 것을 잊지 않았다.

먼저 경기를 마친 라일라는 “재키는 어떻게 행동해야할지도 모르는 바보로 6월 경기에서 내가 그녀를 꼼짝못하게 만들겠다”고 장담했다. 이에 재키는 “30년전 내 아버지가 무하마드 알리를 쓰러뜨린 것과 똑같은 상황이 그녀에게 일어날 것”이라고 쏘아 붙였다.

<이현두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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