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신원섭/산림 소유자 지원해야 임업 산다

  • 입력 2001년 3월 6일 18시 34분


정부는 올해부터 쌀 생산 농가에 대해 직접 지불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쌀 생산에 대한 직접 지불제의 논의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는데 우루과이라운드 이후 쌀 수입이 개방되면서 본격적인 이슈가 됐고, 올해부터 약 2105억원의 예산으로 직접 지불정책을 시행하기로 한 것이다. 직불제 도입은 열악한 농토 여건을 갖고 있는 농가에 일정 장려금을 지불하면서 그 조건으로 농약 적게 치기 등 정부가 권장책을 제시함으로써 농가의 소득안정을 도모하고 친 환경적인 영농의 확산을 유도할 수 있으므로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런 취지에서 본다면 농업의 직접 지불제와 같은 정부의 지원이 임업에도 시급히 도입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산지 비율이 약 65%나 되는 산악국이면서도 임업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이 중 가장 근본적인 것의 하나는 우리나라 산림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사유림의 소유자들이 임업 경영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점이다. 산에서 소득을 얻기 어려운 여건상 산주들에게 책임을 묻기도 어렵게 돼 있다.

임업은 다른 산업과 달리 투자 후 적어도 50년 이상을 기다려야 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50년 후라도 수입재와의 경쟁, 높은 인건비와 운임 등으로 투자 원금도 회수하기 어렵다. 이런 문제를 안고 있는 임업에 누가 쉽게 경영의 뜻을 가질 수 있겠는가.

산림 소유주의 소득이 보잘것없는 것과는 반대로 산림이 우리 사회에 주는 공익적 기능은 대단히 크다. 산림은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는 목재나 버섯 등의 산물 외에 우리 인간이 생명을 지탱시키고 지구 환경을 보호하며 인간의 삶의 질을 제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국토의 65%를 차지하는 산림은 장차 국토의 얼굴이자 자원의 보고, 생명의 공간으로 크게 부각될 것이다. 따라서 이 산림을 어떻게 잘 가꾸고 산업으로 육성하는가 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전체 산림의 70% 이상이나 되는 사유림의 소유주에게 긍지와 경영의욕을 심어줄 현실적 정책으로 직접 직불제와 같은 장려정책이 필요하다.

신 원 섭(충북대 교수·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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