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에 유인종(劉仁鍾)교육감에게 ‘두발 자유화’를 호소하는 고교생들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논란의 불을 지핀 글은 서울 ‘J고 사건’. 개학 첫 날 새로 부임한 교장이 염색을 한 여학생을 체벌하면서 전교생에게 ‘스포츠 또는 단발머리’로 깎을 것을 요구했다는 내용이 담긴 글에 이어 이 학교 재학생들이 연일 항의성 글을 띄우고 있는 것.
J고 교장은 “제멋대로 기른 머리와 염색머리 등 학생들의 두발상태가 눈뜨고 못 볼 정도여서 단정하게 하라고 훈계를 했을 뿐 체벌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항의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또 서울 M고와 D고 등의 재학생들도 실명으로 ‘학생들의 의견은 전혀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머리를 규제하고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고 있다.
M고 김모군은 “장교 머리 정도로 머리길이를 제한한 규정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담임선생님이 급우의 뺨을 때렸는데 너무한 것 아니냐”고 항의했고 D고생은 “교도소 같은 학교생활”이라고 두발규제를 비난했다.
학생들은 대부분 두발 규제에 항의하고 있지만 교사와 학부모들은 찬반 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부분 염색머리를 즐기는 서울 P고 김모교사(34·여)는 “두발을 획일적으로 규제하는 것도 문제지만 26번이나 심한 염색머리를 지적받고도 계속 말을 안 듣는 학생이 있어 학생지도가 곤란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두발 규제에 대한 실상을 파악중”이라며 “교육공동체의 구성원인 학생 학부모 교사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지도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10월 16개 시도 교육청 중등교육 과장회의를 통해 ‘학교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두발 형태를 결정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