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젠드가 대체 용병으로 현대에 합류한 지난달 27일. 어마어마한 몸집으로 변한 타운젠드를 보고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은 깜짝 놀랐다. 타운젠드의 영입을 적극 추천하고 그를 불러들이기 위해 직접 전화까지 한 조니 맥도웰도 ‘집채만한’ 체구를 보고 혀를 내둘렀다. 지난해 삼보에서 뛰었을 때 115㎏에서 1년 만에 30㎏이나 불은 것. 동네 체육관에 나가 1주일에 한두번 몸을 풀었다는 타운젠드는 소년원에서 상담원으로 일하며 운동을 제대로 안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팀에 합류한 초기에는 뛰는 것조차 제대로 못한 타운젠드가 이후 강도 높은 훈련으로 정상 컨디션을 되찾으며 빠른 속도로 경기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정규리그 막판 4경기에서 13.8점, 7.5리바운드. 체중도 10일만에 5㎏ 가까이 뺐다.
현대 코칭스태프는 11일 벌어질 SK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는 제몫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 신선우 감독은 “처음 우려했던 것보다는 괜찮다”며 “리바운드를 10∼15개 잡아주면 대성공”이라고 말했다.
훈련이 없던 7일 오전에도 홀로 체육관에 나가 2시간 가까이 공을 던진 타운젠드는 “지난해 챔피언 SK만 누르면 우승은 보장되는 것 아니냐”며 자신감을 밝혔다. 97∼98시즌 SK에서 뛰었던 타운젠드는 SK 서장훈의 천적으로 알려져 있다. 타운젠드는 공격할 때 수비수에 몸을 비비는 버릇이 있는 반면 서장훈은 신체접촉을 싫어하는 것. 또 타운젠드가 느리지만 서장훈 역시 스피드가 떨어져 별 어려움이 없다. 지난 시즌 서장훈이 삼보와의 게임에서 타운젠드의 수비에 애를 먹고 싫어했다는 게 SK 코칭스태프의 얘기. 현대는 타운젠드와 맥도웰이 골밑에서 서장훈―재키 존스와 대등하게 맞서면 승산은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타운젠드와의 일전을 앞둔 서장훈은 역시 “영리하고 슈팅 능력까지 갖춘 좋은 선수이며 살이 쪘지만 그만큼 몸싸움에는 더욱 유리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그는 “타운젠드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평소 하던 대로 플레이한다면 별 문제될 게 없다”고 승리를 자신했다.
농구 경지로 따지면 ‘입신’에 이르렀을 만큼 센스가 뛰어나다는 타운젠드의 활약 여부에 현대의 사활이 걸린 셈이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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