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외교통상부 성명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으며 부시 대통령은 ‘그 점에 대해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NMD를 지지했나.
“그렇지 않다. 김대통령은 그러한 요구를 받지 않았다.”
―북한 문제가 집중 논의됐나.
“회담의 절반 정도가 북한에 관한 이야기였으며 화제가 그 쪽으로 되돌아가곤 했다. 김대통령은 자신의 견해를 매우 분명하게 말했으며 부시대통령은 매우 흥미 있게 들었다.”
▶8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배석했던 양국 고위관리들이 회담장을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 이정빈 외교통상부 장관, 양성철 주미 한국대사,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딕 체니 부통령.
―김대통령이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 재검토에 우려를 제기했나.
“아니다. 미국이 기본합의(제네바합의)를 계속 준수하는 한편 정책을 재검토하면서 개선할 길을 찾는 데 대해 논의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대북 정책 재검토가 완료될 때까지 협상이나 대화는 연기될 것으로 시사했다.
“(지금까지의) 합의나 협정 가운데 들여다볼 만한 부분을 검토하겠다는 뜻이며 언제 협상에 들어갈 것인지에 대해 계속 대화할 것이다.”
―김대통령이 이러한 협상 일정에 우려를 표시했나.
“아니다. 그는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늦봄이나 초여름에 서울을 답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협상 일정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대북 정책을 놓고 한미간에 이견이 있었나.
“정책상 차이는 없다. 김대통령은 대북 정책 추진에 비전을 갖고 있고 부시대통령은 그 비전에 대한 지지를 표시했다. 우리는 한국이 대북 정책 추진 과정에서 우리와 협의하기를 원하고 있고 실제로 김대통령은 ‘이 문제를 추진하면서 단계마다 귀하와 협의할 것’이라고 기꺼이 밝혔다. 양측 사이에 큰 차이는 없다.”
―김위원장이 서울에 오면 평화 선언에 서명하겠다고 김대통령이 밝혔나.
“평화 선언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다만 오늘 회담에서는 긴밀한 공조가 절대 필수적이라는 점에 양측이 합의했다는 점을 더 강조해야 할 것 같다.”
―김대통령이 회담이 솔직했다고 표현됐는데 어느 정도 이견이 있었다는 의미인가.
“그렇지 않다. 두 대통령이 각자의 견해를 매우 분명하게 밝혔다는 뜻이다. 김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견해를 매우 분명하게 설명했으며 이상주의나 환상 또는 낭만적인 면은 절대 없었고 부시대통령은 이를 현실적인 견해로 받아들였다.”
―부시대통령은 왜 북한에 대해 회의적인가.
“부시대통령은 지금까지 여러 번 말했듯이 북한이 미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 기술의 수출국이므로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진심을 보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부시대통령이 김대통령에게 북한 문제를 너무 서두르고 있다고 지적했나.
“그렇지 않다.”
―기본합의에 대해서는 어떻게 논의됐나.
“기본합의에 대한 공약을 계속 준수할 생각이다. 논의는 전반적인 수준이며 구체적으로 다뤄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부시대통령은 앞으로 체결하거나 이미 체결된 합의에 대한 우리의 검증 능력을 우려하고 있다.”
―김대통령이 미국의 지원을 요청했나.
“아니다. 그저 미국의 지속적인 포용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했을 뿐이다.”
―매우 타협적인 파월장관의 어제 발언에 비해 오늘 발언은 많이 달라졌다.
“별 차이가 없다고 본다. 파월장관은 (북한과의) 합의에서 계속 이어받을 만한 요소들이 있다고 말했고 부시대통령의 말은 무엇이든 검증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으로 상호 보완적이다.”
―부시대통령은 대북 미사일 협상을 늦추고 재래식 군사력 감축에 초점을 맞출 계획인가.
“부시대통령은 재래식 군사력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두 지도자는 그러한 회담을 늦추는 데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
―미국이 북한에 대한 포용을 계속할 가능성이 적어지나.
“그렇지 않다. 우리는 북한과의 밀고 당기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며 이 문제에 대해 인내심을 가지려고 한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