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하우스 앞은 3일 전부터 이른바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 업자들이 텐트를 친 탓에 발디딜 틈이 없었다.
청약접수 예정시간인 오전 9시. 청약인파는 1만여명으로 불어났고 견본주택 앞은 그야말로 북새통이 됐다. 먼저 청약하기 위한 몸싸움이 벌어져 유리로 된 모델하우스 현관문이 부서질 뻔했다.
긴급 출동한 경찰 120명과 분양업체의 사설 경비요원 60여명이 나서 질서를 잡은 끝에 10시30분을 넘겨서야 청약접수를 시작할 수 있었다.
▽부동자금 수조원 몰려〓이 아파트 청약결과는 올 봄 부동산시장을 가늠해 볼 시험대. 서울 및 수도권에 선보이는 올 첫 대형 분양인 까닭이다. 그러나 파크뷰의 입지여건과 설계, 단지배치 등이 돋보인 까닭에 이 아파트의 인기만을 놓고 부동산시장의 활기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날 공급된 선착순 분양물량은 전체 1829가구 중 1300가구. 개장 2시간 만에 900여 가구의 계약이 끝났다.
시공사인 포스코개발과 SK건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곳에 몰려든 자금은 1조원에 육박한다. 한 사람이 여러명의 명의로 청약한 것까지 감안하면 청약 희망건수가 3만건에 이르고 계약금이 가구당 최소 3000만원이었기 때문.
전망좋은 고층부 529가구는 13일부터 신청을 받아 공개추첨 방식으로 분양한다. 분양대행사측은 공개 추첨물량의 청약경쟁률을 100대 1까지 예상하고 있다. 이들의 예상이 맞아떨어지면 공개추첨 때 청약자들의 신청금(계약금)만 최소 1조5870억원이 넘는 셈이다.
▽떴다방 기승〓파크뷰에 몰려든 중개업자들은 3일 전부터 ‘호객행위’와 ‘먼저 분양받기’에 열을 올렸다. 이들은 분양업체측과 무관하게 번호표를 만들어 나눠 가졌다.
‘먼저 분양받을 수 있는 번호표’라며 번호표를 100만∼300만원에 사라고 권하기까지 했다. 한 중개업자는 “100만원에 번호표를 팔았는데 번호표를 산 사람이 원하는 평형을 신청하지 못해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고 투덜댔다.
첫날부터 분양권 전매가 활발하게 일어나 시세가 형성되기도 했다. 인기있는 33평형의 분양권은 1000만∼1500만원선. 줄 잘 선 덕에 순식간에 1000만원 이상 건진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일부 중개업자들은 “분양권 프리미엄이 5000만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과장하며 수요자들을 유혹,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묻지마 투자〓모델하우스 개관과 함께 선착순으로 분양을 한 탓에 견본주택 내부는커녕 분양가도 제대로 모르고 청약을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업체측은 정확한 분양가를 분양 당일 밝혔다.
이처럼 ‘묻지마 투자자’들이 몰린 것은 시중 자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줄을 섰다가 청약을 하지 못한 분당주민 김상훈씨는 “여윳돈을 은행에 넣어두고 있으면 왠지 손해보는 느낌”이라며 “복권 사는 기분으로 공개추첨 물량에 청약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은우기자>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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