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양양수협 중매인 가인태(賈仁台·52·양양군 현북면 기사문리)씨는 9일 “1년 전부터 신기하게 양양군 기사문항 앞바다에서 15∼20㎏에 이르는 대형 아귀가 잡히고 있으며 올들어 벌써 100여마리가 잡혔다”며 “중매인 생활 16년 동안 이렇게 큰 아귀들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주로 찜용으로 사용되는 아귀는 난류성 어종으로 대부분 무게가 500g∼4.5㎏ 정도.
수산 전문가들은 “17㎏이 넘는 대형 아귀는 ‘만수(萬壽)’를 누리고 있는 18년생일 것”라며 “동중국해 등지로부터 장기간 회유하던 아귀들이 이상 난류에 떠밀려 동해안에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강원 동해안 어민들은 최근 못보던 물고기들이 동해안에 출현하고 많이 잡히던 고기 중 일부가 사라지고 있는 것에 의아해하고 있다.
어민들은 “최근 1∼2년 전부터 서해안에서 잡히던 조기, 남해안과 제주 동남방에서 잡히던 병어가 동해안에 몰려오는 한편 흔하게 잡히던 명태와 한치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류가 바뀌며 한류성 어종인 명태가 사라지자 명태잡이를 주업으로 하던 강원 고성군 거진항 어민들의 경우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으며 일부 어민은 고기잡이 어구를 바꾸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동해수산연구소 연구관 전영렬(全永烈·48)씨는 “최근 어민들이 병어 등 전에 못보던 물고기가 나타나는 것에 대해 신기해하고 있는데 이는 지구온난화 등 각종 요인에 따라 동해안 해류가 서서히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양〓경인수기자>sunghy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