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세탁 방지 관련법안이 계류 중인 국회 법사위의 박헌기(朴憲基)위원장과 여야 3당 간사는 18일부터 29일까지 터키 이집트 독일 등지로 '해외시찰'을 떠난다. 그러나 방문지 중 터키와 이집트 등은 '반부패방지법과 돈세탁방지법 등에 관한 자료수집'이라는 명목에도 안 맞아 '외유성'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로써 법사위에서 여야간 의견 절충이 이뤄지면 돈세탁 방지 관련법안을 이달 중 처리키로 했던 여야 합의도 사실상 물건너갔다.
이번 임시국회 회기(31일까지) 내 처리를 목표로 했던 예산회계법 등 재정관련법안 처리도 같은 이유로 미뤄지게 됐다. 재정관련법안 기초소위의 한나라당 간사인 신영국(申榮國)의원을 포함한 예결위원 8명이 열흘가량 일정으로 14일 출국했거나, 15일 출국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만섭(李萬燮)국회의장도 쿠바에서 열리는 국제의원연맹(IPU) 총회 참석을 위해 국회대표단 6명과 함께 29일 출국, 열흘가량 머무를 예정이다. 또 자민련 김종호(金宗鎬)총재권한대행 등 여야 의원 7명이 18일부터 24일까지 영국의회 초청으로 영국을 방문하고, 자민련 이양희(李良熙)총무 등 여야 의원 6명은 26일부터 31일까지 호주를 방문한다.
이에 앞서 민주당 최영희(崔榮熙), 한나라당 김정숙(金貞淑)의원 등 여야 여성의원들은 유엔 여성지위위원회 초청으로 4일 출국했고, 한-쿠웨이트 친선협회와 한-알제리 친선협회 소속 의원 5명도 8일 출국했다. 정무위의 박주천(朴柱千)위원장과 여야 3당 간사들도 남미 방문을 위해 11일 출국했다.
이밖에 한나라당 유흥수(柳興洙)의원 등 의원친목모임인 한백회 소속 의원 12명이 14일 중국 상하이 방문을 위해 출국하는 등 비공식 외유도 잇따르고 있다.
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총무는 "하루 평균 20∼30명가량은 외국에 나가 있어 국회를 열기 힘들다"고 말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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