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여기!]도곡동 주공아파트, 입지여건 최적 '대형 블루칩'

  • 입력 2001년 3월 14일 18시 49분


서울 강남구 도곡동 주공 저층아파트는 재건축단지 가운데 ‘대형 블루칩’으로 불린다.

상가를 포함한 재건축대상 가구가 2499가구로 많은데다, 입지여건이 최고라는 데 토를 달 사람이 없다. 중대부고, 숙명여중고, 경기여고, 진선여고, 휘문고, 단대부고 등 명문학교가 모두 걸어다닐 수 있을 정도의 거리.

서울 지하철 3호선과 분당선의 환승역인 도곡역이 걸어서 5분, 분당선 영동역도 가까운 ‘이중 역세권’이다. 대지지분이 넓은 것도 장점.

▽사업개요〓4만3850평 대지 위에 5층짜리 53개동으로 이뤄진 아파트. 지은 지 24년 됐다. 10평형 600가구, 13평형 1850가구 등 총 2450가구.

아직도 200여가구가 연탄보일러를 쓰고 있을 정도로 낙후된 곳. 때문에 아파트 소유자(재건축 조합원) 가운데 실제 이 곳에 사는 사람은 전체 가구의 15% 정도에 불과하다.

재건축을 통해 26평형 596가구, 34평형 899가구, 44평형 1006가구, 50평형 377가구, 62평형 44가구, 77평형 22가구 등 총 2944가구를 건립할 예정.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 연면적의 비율)은 68.3%에서 274%로 늘어난다.

94년 현대 쌍용 LG건설과 시공 가(假)계약을 맺는 등 재건축을 추진한 것은 오래 전. 그러나 아직까지 재건축으로 가는 첫걸음인 조합설립인가도 받아내지 못했다.

▽시세 및 수지분석〓현재 매매가는 10평형이 1억9500만∼2억원, 13평형은 2억6500만∼2억7000만원. 그러나 단지 전체를 통틀어 매물이 2∼3개에 불과할 정도로 매매는 거의 없다.

단지내 ‘LG공인’의 이상권대표는 “‘조합설립인가가 나면 한 차례 값이 뛸 것’이라는 기대로 집주인들은 매물을 내놓지 않고, 반대로 투자자들은 ‘조합설립이 임박했다는 얘기가 나돈 것이 언제부터냐’며 못믿겠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사업진척이 늦어 투자수익을 가늠해보는 것은 이르다. 그러나 △5년후 입주 △금융비용을 따질 때의 연 이자율은 8% △이주비는 평형별로 7000만원, 1억원 등의 가정아래 산출한 총 투자금액과, 부근 아파트 시세를 비교해보면 10평형을 사 34평형에 입주하는 경우 투자수익은 6400만원 가량.(표 참조)

같은 방법으로 따져보면 10평형을 매입, 44평형에 들어갈 경우 2억원 가까운 시세차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

▼도곡 주공 저층아파트 투자수익 분석▼(단위 : 만원)

투자유형매매가이주비금융
비용
추가
부담금
총투자액인근
시세
시세
차익
10평형 매입→34평형19,500 7,0005,000 9,07733,57740,000 6,423
10평형 매입→44평형19,500 7,0005,00024,23048,73068,00019,270
13평형 매입→44평형27,00010,0006,80017,76751,56768,00016,433
13평형 매입→50평형27,00010,0006,80029,00762,80780,00017,193

▽‘지뢰밭’도 많다〓조합원들을 대표하는 조합이 2개. 단지내 상가 한 편에 지은 가건물 1,2 층을 각각 쓰고 있다. 사업추진이 늦어지자 조합이 하나 더 생겨났다.

서로 정통성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내부분열’로 비쳐져 관청에서도 곱지 않은 눈으로 볼 가능성이 있다. 사업이 지연되면 조합원들의 금융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후발조합’이 강남구청에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한 13일 사무실 앞에는 “어디로 가야 하나”하며 서성거리는 주민들도 몇몇 눈에 띄었다.

조합설립인가를 받더라도 도곡 주공저층이 서울시의 ‘우선 사업승인 대상’에 포함될 지는 미지수. 서울시는 청담·도곡지구 전체 재건축대상 아파트 9340가구 중 2500가구만 우선 사업승인을 내주기로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도곡 주공저층은 몇 가지 걸림돌은 있지만 여유돈이 있다면 묻어둔다는 생각으로 투자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양화석 21세기컨설팅 대표)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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