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朴元淳) 아름다운재단 이사는 “기부문화확산 캠페인의 가장 큰 성과는 기부에 대한 관념을 바꾼 점”이라고 자평했다. 특히 자신이 가진 것의 1%를 이웃과 나누자는 취지의 ‘1% 나눔운동’은 매출의 1%를 기부하는 나눔의 가게, 유산 1% 나누기, 월급 1% 나누기 등으로 다양하게 펼쳐졌고 여기에 동참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이 운동은 각종 영역에서 1% 나눔운동의 유행을 낳아 한국여성기금은 월급 0.1% 기부운동을 시작했고 14일에는 전국경제인연합 1%클럽이 탄생했다.
3월 현재 재단에 후원이나 기부 형태로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1091명. 이들을 분류해보면 월 1만원 선(32%)을 기부하는 서울(42%)의 20, 30대(78%) 소액기부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단순 후원 35% △1% 나눔운동 43%(월급 58%, 자원활동 17%, 전문성 11%, 기타 14%) △나눔의 가게 11% △유산 8% △기타(기금 포함) 3% 등. 남성이 57%로 여성보다 많았고 은행자동이체를 이용하는 사람(59%)이 직접 입금하는 사람보다 많았다.
기부자의 뜻에 따라 운영 및 지원이 이뤄지는 목적형 기금은 원금은 보전하면서 이자수입을 통해 지원이 이뤄지는 형태. 김군자할머니장학기금(5000만원), 여성활동가를 위한 탁아기금(3000만원), 롯데리아 좋은 세상만들기 기금(4000만원) 등이 기탁됐다.
지난해 8월 출범한 이후 2000년도 수입은 모두 7억321만원. 기본자산 3억750만원, 캠페인 전개를 위한 협찬금 3억1000만원, 기금 1억2000만원, 후원금 6226만원, 이자수입 236만원 등으로 이뤄졌다. 이중 경상운영비로 4109만원, 사업비로 5111만원이 지출됐다.
특히 일반후원금은 ‘1% 나눔운동’ 이 본격 시작된 11월 이후 부쩍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2001년 1∼2월에는 4140만원이 모금됐다.
유창주(劉昌周) 아름다운재단 사무국장은 “재단에 대한 기부가 불우이웃돕기 성금 같은 일회성이 아닌 고정 기부라는 점을 고려하면 액수는 계속 불어날 것”이라며 “가령 월 5만원씩 기부하는 나눔의 가게 가입자의 경우 1년이면 60만원을 기부한 것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인의 기부성향에 대한 신뢰할 만한 통계자료가 없는 현실에서 한국의 기부지수를 조사한 것도 캠페인의 큰 성과였다. 조사결과 한국인은 지난해 평균 28만920원, 이 가운데 종교목적을 제외하면 연간 9만8660원 가량을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월28일 동아일보와 재단이 공동주최한 국제기부문화심포지엄도 국내 최초의 시도였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 기부문화가 제대로 정착하기에는 많은 과제를 남기고 있다.
기부문화확산을 막는 걸림돌로 지적된 기부금품모집규제법이 여전히 남아 있고 기부자에 대한 세제혜택도 개선되지 않았다. 사회지도층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만나기 어려웠던 점도 아쉬움을 남겼다.
박상증(朴相增) 재단 이사장은 “아름다운재단은 1% 나눔운동을 중심으로 보다 많은 사람이 쉽고 부담 없이 기부할 수 있는 일상 속 기부문화를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영아기자>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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