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급 육이라는 일본 마쓰사카(松坂)육이나 고베화우(神戶和牛)보다 맛좋고 품질 좋은 설화(雪花) 한우육.’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벽제갈비’(02―415―5522) 식탁에 놓여진 젓가락 포장지에 쓰여진 문구다.
1인분(160g기준)에 3만원이 넘는 ‘고가 고기’를 팔고 있는 이 집은 광우병 파동으로 쇠고기의 인기가 급락했는데도 예전과 별다른 차이 없이 손님들을 맞고 있다. 1㎏에 30만∼50만원에 달하는 일본 최고급 쇠고기보다 고품질이라고 ‘장담’하고 있기 때문일까.
어쨌든 이 집의 고기는 ‘마블링’이 절절히 분포돼 있어 때깔부터 예사롭지 않다. 종업원들이 숯불에 굽기 보다 살짝 데쳐 먹도록 유도하는데 고기를 씹을 때 ‘육즙’ 맛이 입안을 감도는 느낌을 받게 된다. 냉장상태로 보관된 고기이기 때문에 촉촉하고 선홍빛이 완연하다. 생갈비(3만2000원)와 등심(3만원)은 질긴 맛이 거의 없어 부드럽게 넘어간다. 양지허리살 꽃심 치맛살 아롱사태 등 특수부위 모둠육(3만원)도 다양한 맛을 음미할 수 있어 권할 만하다. 소 한 마리에 1.2㎏정도밖에 나오지 않는 부위를 육회(3만5000원)로 내놓고 있어 이 집의 인기메뉴로 꼽힌다.
이 집의 고기는 거세 수소 또는 암소에게 초분사료를 먹이는 등 특수 프로그램으로만 사육하는 수도권 4곳의 한우농장에서 공급된다. 도축장에서 1등급 증명서를 받지 않은 고기는 전량 반품할 정도로 품질 관리를 엄격히 하고 있다고 한다. NHK 마이니치 등 일본 6대 TV 방송에 소개됐기 때문에 이 집은 일본 관광객들에게 꽤 알려져 있다. 고향이 북한 출신의 79세 주방장이 만들고 있는 평양 물냉면(5500원)도 뒷맛을 개운하게 해준다. 3층 건물에 160여석, 50대분의 주차장을 갖추고 있으며 연중 무휴. 김영환사장은 “한우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종자이기 때문에 ‘쇠고기 문화’를 파는 전도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희제기자>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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