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2001시즌 팀별 전망]뉴욕 메츠

  • 입력 2001년 3월 19일 13시 38분


1. 스토브리그 정리

선발진에서 두명의 투수가 이탈했다. 한명은 자발적으로 팀을 떠났고 나머지 한명은 본인 의지와는 상관없이 팀을 떠나야했다.

전자는 특급좌완 마이크 햄튼이고 후자는 베테랑 투수 바비 존스이다. 메츠는 팀의 에이스인 햄튼을 붙잡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햄튼은 콜로라도 행을 택했다. 햄튼의 부재로 마운드의 중량감이 지난시즌보다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또한 메츠는 지난시즌 샌프란시스코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 1안타 완봉승을 거둔 존스의 능력에 대해 너무 부정적이었고 결국 재계약을 포기하고 말았다.

그후 메츠는 자유계약 시장에서 캐빈 에이피어와 스티브 트락셀을 영입하며 이들의 공백을 최소화했다. 에이피어와 트락셀은 각각 햄튼과 존스를 대신할만한 충분한 능력을 지닌 수준급의 선발 투수들.

불펜진도 강화됐다. 존 프랑코, 터크 웬델과 재계약을 맺은데 이어 샌디에이고와의 트레이드로 도니 웰을 데려왔다. 또한 자유계약 신분인 릭 크로셔어도 영입해 지난시즌보다 질과 양 모두에서 한단계 발전을 보였다. 일본프로야구의 스타인 신죠 쓰요시를 영입해 외야진을 보강했으나 팀전력에 얼마나 큰 도움을 줄지는 미지수.

데릭 벨과 마이크 보딕이 각각 피츠버그, 볼티모어와 계약하며 팀을 떠났고 버바 트레멜은 도니 웰과 맞트레이드 되어 샌디에이고로 이적했다.

2. 예상 라인업

티모 페레즈 (우익수)

제이 페이튼 (좌익수)

에드가드로 알폰조 (2루수)

마이크 피아자 (포수)

로빈 벤추라 (3루수)

토드 질 (1루수)

배니 아그바야니 (중견수)

레이 오도네즈 (유격수)

[선발 투수]

알 라이터

캐빈 에이피어

릭 리드

스티브 트락셀

글레든 러쉬

마무리 투수 - 아만도 베니테스

3. 뉴욕 메츠의 강점 - 강력한 불펜진

불펜을 언급하기 전에 선발진을 먼저 살펴보자. 올시즌 메츠 로테이션은 알 라이터를 축으로 캐빈 에이피어, 릭 리드 2명의 베테랑 투수와 이적생인 스티브 트락셀, 좌완 투수인 글레든 러쉬로 짜여진다.

선발진의 강점은 안정감을 준다는 점이다. 라이터와 에이피어는 15승 이상이 가능한 검증된 투수들이고 리드도 부상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최소한 두자리 승수 이상이 가능한 능력을 지닌 투수이다. 메츠 유니폼을 입은 트락셀이라면 지난시즌보다 많은 승수를 쌓을 수 있을 것이고 러쉬 역시 지난시즌보다 발전된 성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듯 메츠는 5명의 투수가 모두 10승 이상을 거둘 수 있을만큼 안정적인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다. 더구나 이들은 루키급이 아닌 베테랑 투수들로 그만큼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낮추고 있다.

그렇다면 약점은 무엇일까? 확실한 에이스 부재? 아니다. 메츠에게는 라이터가 있다. 라이터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좌완투수이다. 그리고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생산력있는 에이피어가 뒤에서 받치고 있다. 적어도 메츠는 에이스라고 불릴 수 있는 투수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점은 에이스의 무게중심이 지난시즌보다 떨어진다는 점이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마이크 햄튼의 부재. 특히 애틀란타의 벽을 넘기 위해서나 포스트시즌에서 보다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메츠에게 라이터, 에이피어보다 더 중량감이 있는 투수가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불펜진은 여전히 강력하다. 백의 종군을 약속한 존 프랑코, 우완 셋업맨인 릭 화이트와 터크 웬델 그리고 새롭게 팀에 합류한 도니 웰과 릭 크로쇼어 등 7, 8회를 책임칠 투수들이 풍부하고 리그 최고의 마무리로 떠오른 아만도 베니테스는 메츠 승리의 확실한 보증수표로 올시즌에도 그 위력을 변함없이 보여줄 것이다.

4. 약점 - 허약한 외야 라인업

티모 페레즈, 제이 페이튼, 배니 아그바야니. 지난시즌에 이어 메츠는 여전히 외야진을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실패했다. 오히려 데릭 벨의 이적으로 인해 중량감은 지난시즌보다 더 떨어지는 느낌이다.

보통 중심타선에는 한, 두명의 외야수들이 포진하기 마련인데 메츠는 이렇듯 허약한 외야진으로 인해 수비 부담이 많은 포수, 2루수, 3루수 포지션의 선수들 - 에드가드로 알폰조, 마이크 피아자, 로빈 벤추라 - 이 모두 중심타선에 포진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 되고 말았다.

수비부담이 많다는 약점은 있지만 메츠의 중심타선은 막강한 위력을 자랑한다.

알폰조의 공격력은 리그 2루수 가운데 제프 캔트와 더불어 최고 수준으로 손꼽히고 피아자는 자타가 인정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강타자. 벤추라도 비록 지난 시즌에는 부진한 성적을 남겼지만 여전히 생산력 있는 타격능력을 지녔고 이들 뒤에 포진하는 토드 질도 큰 것 한방을 갖춘 거포이다. 이들은 모두 최소한 25개 이상의 홈런을 날릴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장타력을 지녔다는 점이 메츠 타선의 최대 강점이다.

메츠 타선의 약점은 하위타선과 1번 타자 부재. 특히 8번 레이 오도네즈에서 9번(투수) 그리고 1번 티모 페레즈로 이어지는 라인업은 메츠 타선의 최대 고민거리이다.

오도네즈는 널리 알려진데로 최악의 공격력을 가졌고 페레즈는 지난시즌 포스트시즌에서 데릭 벨의 부상공백을 훌륭히 메꾸며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였지만 올시즌 루키에 불과한 페레즈에게 장기 레이스인 정규시즌에서도 같은 활약을 기대하는 것은 큰 무리일 것으로 보인다.

5. Key Player - 캐빈 에이피어

지난 시즌 메츠는 와일드카드로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했다. 이것은 마이크 햄튼과 알 라이터라는 확실한 에이스 카드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 특히 세인트루이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쉽 시리즈에서 보여준 햄튼과 라이터의 투구는 왜 이 둘을 메이저리그 최고의 좌완 듀오로 평가받는지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올시즌에는 햄튼의 자리를 에이피어가 대신한다.

지난시즌의 성적만 놓고 본다면 에이피어(15승 11패, 방어율 4.52)는 햄튼(15승 10패, 방어율 3.14)의 빈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 적어도 정규시즌에서는 에이피어도 지난시즌 햄튼이 활약했던 것만큼은 메츠의 팀성적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포스트시즌이다. 정작 포스트시즌에 들어가면 햄튼과 에이피어의 차이는 확실하게 드러날 것이다.

메츠는 에이피어에게 과거의 명성에 걸맞는 투구를 기대하고 있다. 비록 현재는 햄튼에 비해 떨어지는 레벨로 평가받지만 과거 캔자스시티 시절에는 리그에서 손꼽히는 특급투수로 명성을 날린 에이피어이다. 에이피어에게 긍적적인 점은 지난시즌 오클랜드 소속으로 포스트시즌에 대한 경험을 축적했다는 것 그리고 여전히 생산력 있는 투구를 보일 수 있는 충분한 구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6. 2001시즌 전망

올시즌 메츠의 목표는 지구우승.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대난관은 역시 지구의 텃주대감인 애틀란타. 메츠로서는 지난 몇년간 자신들의 발목을 잡아왔던 애틀란의 높은 벽을 넘어야만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분위기도 무르익었다. 애틀란타가 전력이 지난시즌만 못해 메츠는 애틀란타 컴플렉스를 떨쳐버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은 것이다. 그러나 문제점은 마이크 햄튼, 데릭 벨의 공백으로 메츠도 전력의 짜임새가 작년보다 나아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결국 같은 조건에서 다시 경쟁을 펼쳐야하는 셈이 되고 말았다.

투수력은 양팀 모두 엇비슷한 전력. 선발진은 두팀 모두 안정됐다. 애틀란타는 스몰츠가 복귀했고 메츠는 햄튼과 존스 공백을 에이피어와 트락셀이 메꾼다. 그러나 그렉 매덕스나 탐 글래빈 등 탑클라스의 투수들이 버티고 있는 애틀란타가 선발진에서는 우위를 보이고 있다. 대신 불펜진은 아만도 베니테스로 대표되는 메츠가 존 로커의 애틀란타를 압도한다.

메츠로서는 에이피어가 햄튼의 빈자리를 잘 메꾸어주고 지난시즌 부진했던 로빈 벤추라가 예년같은 활약을 선보여 준다면 올시즌에는 애틀란타를 넘어 최근 몇년간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만년 2인자'라는 불명예를 떨쳐 버릴 수 있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한/동아닷컴 객원기자 from007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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