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세계 빅5'만 살아남는다…자동차 수출 '가속 페달'

  • 입력 2001년 3월 21일 17시 27분


“수출은 곧 생존이다.” 자동차 판매가 위축되고 있다. 국내 경기가 고개를 숙이고 고유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자동차 보유에 대한 부담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 시장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국내 자동차산업 전체에 비상이 걸린 것. 따라서 올해 국내 자동차업체에 떨어진 특명(特命)은 확실히 ‘수출’이다. ‘빅5’만 살아남는다는 세계 자동차시장의 살벌한 경쟁에서 국내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전략이 바로 ‘수출 확대’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산업은 생산 300만대 고지를 정복, 세계적인 자동차공업국으로서의 입지를 굳히는데는 성공했다. 내수가 급증한데다 북미. 유럽지역으로의 수출도 크게 늘면서 생산과 수출에 있어 사상최대 기록을 올렸다.

하지만 올해 상황은 다르다. 국내 자동차산업은 ‘자동차 강국’으로의 입지를 다지려 했던 올해 국내외 시장 여건변화로 중대한 고비에 처해있다. 내수시장 위축은 물론 최대 수출시장인 북미시장마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속히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생산량의 55% 수출〓한국자동차공업협회 김수중(金守中) 회장(기아자동차 사장)은 “내수부진 조짐을 수출확대로 뚫고 나가기 위해 어느때보다 해외시장 개척이 필요하다”며 “협회차원에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바탕으로 글로벌화 체제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올해 국내 자동차업계 수출 비중은 전체 생산량의 절반을 넘는 55%에 달할 것으로 내다 봤다. 자동차산업연구소 남명현부장은 “올해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6.7% 늘어난 178 만대를 기록할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외시장 전망도 그다지 밝지만은 않은 게 사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 자동차시장이 경기침체 여파로 대외 수출여건도 악화 추세다.

이같은 북미 자동차시장 변화에 이미 GM 포드 다임러 등 미국 자동차 빅3는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인 인원감축 생산량 감축 등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태. 유럽 경제도 고유가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자동차업체들 “해외로, 해외로”〓이같은 시장 여건 변화로 현대 기아 대우 등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조직을 재정비하며 수출 증진에 총력태세다.

현대차는 공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올해부터는 저가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고 중대형 위주의 고부가가치 신차종을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그동안 북미 유럽시장에 의존해 왔던 수출정책에서 벗어나 중남미 중국 등 유망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해외시장 공략을 통해 올해 사상 첫 ‘수출 100만대 시대’를 열며 세계시장에서 현대차의 위상을 한층 높인다는 전략이다.

기아자동차도 올해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내 딜러망을 대폭 확충, 수출증대에 적극 나섰다. 기아차는 기존 주력 수출모델인 스포티지, 세피아를 대체하고 신규 수요창출을 위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출시된 옵티마와 스펙트라 윙, 카니발Ⅱ 등 신차를 올해부터 수출시장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올해 수출 물량을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67만대 수준으로 잡고 있다. 대우차도 기반이 나름대로 구축된 미주지역의 딜러망을 재정비, 수출전선에 적극 나섰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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