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2001시즌 팀별 전망]디트로이트

  • 입력 2001년 4월 1일 17시 03분


1. 스토브리그 정리

곤잘레스 딜레마. 디트로이트는 여전히 후안 곤잘레스에게 미련을 가지고 있었고 장기계약을 시도했다. 그러나 곤잘레스는 디트로이트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다.

결국 곤잘레스는 팀을 떠났고 랜디 스미스 단장은 자신의 경력에 커다란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 스미스는 곤잘레스의 초라한 1년 성적을 위해 팀의 10년 미래(저스틴 톰슨을 비롯한 유망주들)를 희생시키는 우를 범한 것이다.

지난 시즌 참담한 실패를 경험한 스미스 단장은 이번 스토브리그 기간동안 휴스턴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자신의 실수를 조금이나마 만회했다. 브레드 어스무스, 넬슨 크루즈, 덕 브로카일을 휴스턴으로 보내고 미치 멜러스키, 로저 세데뇨, 크리스 홀트를 받아들이는 3대 3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것.

크루즈와 브로카일의 부재로 불펜진은 약화됐지만 공백은 대신 세데뇨라는 훌륭한 리드오프감을 확보했고 멜러스키의 공격력은 팀타선에 큰 활력소가 될 것이다. 또한 홀트의 영입으로 인해 선발 로테이션의 한자리가 해결됐다.

디트로이트는 텍사스와의 트레이드를 선발 요원인 맷 페리소를 영입했는데 페리소는 팀전력에 큰 보탬이 되지는 않을 듯. 팀을 떠난 선수는 곤잘레스를 비롯해 보스턴과 계약한 노모 히데오 그리고 팀에서 방출당한 그렉 제프리스였다.

2. 예상 라인업

로저 세데뇨 (중견수)

데미안 이즐리 (2루수)

바비 히긴슨 (좌익수)

토니 클락 (1루수)

딘 파머 (3루수)

후안 엔카나시안 (우익수)

미치 멜러스키 (포수)

로버트 픽 (지명타자)

데이비 크루즈 (유격수)

[선발 투수]

제프 위버

브라이언 모을러

데이브 믈리키

스티브 스팍스

크리스 홀트

마무리 투수 - 토드 존스

3. 디트로이트의 강점 - 타선의 짜임새

지난 시즌 디트로이트 타선이 너무 파워만을 강조하는 타선이었다면 올시즌 새롭게 선보일 타선은 파워와 정확도가 골고루 배합된 타선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다시말해 지난시즌에는 중심타선에만 의존하는 편협된 타선이었지만 올시즌에는 상하위 타선이 고르게 분포됐다.

팀의 최대 수확은 단연 로저 세데뇨의 영입. 올시즌 1번 타자로 나서는 세데뇨는 팀의 대단한 기대를 받고 있다.

세데뇨는 지난시즌 4할대에 육박하는 출루율을 기록할만큼 선구안에서 안정감을 보이고 있고 빠른 스피드까지 보유해 팀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1번 타자 부재를 일거에 해소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바비 히긴슨, 토니 클락, 딘 파머로 이어지는 중심 라인업도 여전히 위력적이다.

히긴슨은 지난시즌의 활약을 통해 예전의 기량을 회복했고 베테랑 딘 파머도 여전히 생산력 있는 타격솜씨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올시즌에도 각각 30홈런과 100타점을 충분히 기록하며 팀타선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토니 클락의 재기도 확실하다. 클락의 파워는 팀의 중심타선을 더 짜임새 있게 만들어줄 것이며 팀으로 하여금 올시즌 보다 많은 득점력을 선보이게 할 것이다.

멜러스키가 가세하면서 하위 타선의 중량감도 지난시즌보다 좋아졌다. 기대주 후안 엔카나시안은 계속 성장하는 단계라 올시즌에는 보다 좋은 성적을 작성할 수 있을 것이고 유격수 데이비 크루즈도 지난 시즌 부터 서서히 타격에 눈을 떠가고 있다.

이렇듯 확실한 1번 타자의 확보, 여전히 위력적인 중심타선 그리고 주전 선수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디트로이트는 전체적으로 후안 곤잘레스가 버틴 지난시즌보다 더 짜임새 있는 타선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4. 약점 - 선발진

팀 선발진의 변화라면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 대신 휴스턴에서 이적한 크리스 홀트가 로테이션에 합류한 것이다.

홀트의 지난 시즌 성적은 8승 16패, 방어율은 5점대. 외형상 성적은 8승 12패에 4점대 방어율을 기록한 노모와 비슷하다. 결국 노모의 공백은 홀트가 메꿀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이렇듯 전체적으로 디트로이트 선발진은 지난시즌과 비교해서 큰 차이가 없다. 제프 위버, 브라이언 모을러를 축으로 데이브 믈리키, 스티브 스팍스와 크리스 홀트가 이루는 선발 로테이션은 지난시즌과 비슷한 수준의 성적을 작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운드의 강점은 젊은 투수들과 베테랑들이 골고루 포진해 안정감을 주고 있다는 점. 그러나 전체적인 마운드의 중량감이 떨어져 이러한 장점이 그리 돋보이지는 않는다. 특히 믈리키를 비롯한 베테랑 투수들(스팍스, 홀트)에게는 올시즌 두자리 승수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

마운드의 선봉장은 젊은 투수들인 제프 위버와 브라이언 모을러. 이들은 지난 시즌에도 두자리 승수를 기록하며 팀마운드의 구심점 역할을 담당했다. 20대 중반의 나이로 계속 성장해가는 추세여서 올시즌에는 지난시즌보다 더 좋은 성적을 작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불펜진도 지난시즌보다 약화됐다.

확실한 마무리투수 토드 존스의 존재는 팀에게 큰 플러스 요인이지만 덕 브로카일과 넬슨 크루즈의 트레이드로 인해 존스 앞의 이닝을 책임져줄 투수들이 무게가 떨어졌다. 여전히 유망주 꼬리표를 달고 있는 맷 앤더슨의 성장 여부도 큰 관심거리.

5. Key Player - 토니 클락

토니 클락은 전형적인 슬로우 스타터. 따라서 해마다 클락에게서 지적되는 문제점은 초반에 부진을 보인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클락의 4월 성적표는 타율 0.115, 2홈런, 4타점. 이같은 클락의 약점은 팀에게 큰 부담으로 나타났고 결국은 무리해서 후안 곤잘레스를 영입해야 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클락에게 시련은 4월의 초라한 성적으로 끝나지 않았다. 5월 이후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온 그의 상승세를 가로막은 것은 부상이었다. 지난시즌 클락은 등부상에 시달리며 고작 60경기만을 소화해내는데 그쳤고 개인성적(13홈런, 37타점)도 형편없이 추락했다.

99시즌까지 최소한 30홈런, 100타점 이상을 기록하며 팀의 실질적인 간판타자 역할을 해온 클락이기에 그의 부진은 팀성적 하락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큰 기대를 가졌던 곤잘레스의 부진과 맞물려 클락에게 쏟아지는 비난은 더욱 더 클 수밖에 없었다.

클락은 올시즌을 예전의 명성을 회복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클락에게 희망적인 사실은 등수술을 받으며 지난시즌 자신을 괴롭혔던 등부상에서 벗어났다는 점이다. 정상적인 컨디션이라면 30개 이상의 홈런을 충분히 기록할 수 있는 파워를 지닌 클락이다.

디트로이트 입장에서도 클락의 부활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올해는 후안 곤잘레스가 팀을 떠났고 딘 파머도 서서히 노쇠화의 기미를 보일 가능성도 많아 확실한 4번 타자인 클락이 차지하는 비중히 휠씬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6. 2001 시즌 전망

지난 시즌 의욕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5할 승률도 기록하지 못했던 디트로이트는 올시즌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좀 더 나은 성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내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클리블랜드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벽을 넘기에는 현재 디트로이트의 전력으로는 큰 무리. 따라서 디트로이트는 캔자시스티나 미네소타 등 상대적으로 비슷한 전력의 팀들과 3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최약체로 꼽히는 미네소타보다는 나은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유망주들이 많이 포진하고 있는 캔자스시티에는 뚜렷한 우위를 점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디트로이트에게 다소 위안이 되는 사실은 팀전력에 큰 변동이 없다는 점.

비록 후안 곤잘레스가 팀을 떠났지만 휴스턴과의 트레이드로 인해 팀전력의 짜임새는 오히려 지난시즌보다 좋아졌다. 또한 브라이언 모을러나 제프 위버 그리고 맷 앤더슨 등 젊은 투수들의 성장세가 기대되 이들이 베테랑들과 조화를 이룬다면 5할 이상의 승률은 충분히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김용한/동아닷컴 객원기자 from007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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