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캘린더]말론 브란도 출생

  • 입력 2001년 4월 2일 14시 09분


말론 브란도
말론 브란도
■4월3일 에디 머피(61), 알렉 볼드윈(58), 말론 브란도(24) 출생

색깔 다른 세 명의 배우가 몇 십 년의 시차를 두고 차례로 태어났다. 재기 넘치는 흑인 코미디 배우 에디 머피(Eddie Murphy), 전형적인 백인 미남 배우 알렉 볼드윈(Alec Baldwin), 인디언에 대한 할리우드의 인종편견을 꼬집었던 의식 있는 사나이 말론 브란드(Marlon Brando). 이들의 생일은 정확히 모두 4월3일이다. 말론 브란도는 24년 이날 미국 네브라스카에서 태어났으며 알렉 볼드윈은 58년 이날 롱아일랜드에서, 에디 머피는 61년 이날 브룩클린에서 태어났다.

연기자로선 기복 없는 카리스마를 발휘했으나 사적으론 딸의 자살과 살인범이 된 아들 때문에 혹독한 시련을 겪어야 했던 말론 브란도.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 <대부>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등의 대표작을 남겼던 그는 아들 변론 비용 마련을 위해서긴 하지만 아직도 연기 생활을 접지 않고 있다. 최근작은 <조니 뎁의 돈 주앙> '닥터모로의 D.N.A.' 등.

말론 브란도에 비하면 에디 머피와 알렉 볼드윈은 아주 평탄한 삶을 살아온 편이다. 중산층 가정에서 자라난 에디 머피는 코미디 스타의 등용문인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로 데뷔했고 <비버리힐즈 캅> 시리즈, <제이 제이> <너티 프로페서> 등에 출연하며 인기스타 대열에 올랐다.

볼드윈 가의 장남이자 킴 베이싱어의 남편인 알렉 볼드윈은 여러 모로 말론 브란도와 인연이 깊다. 말론 브란도의 히트작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의 연극에 그역시 출연했기 때문. 92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려진 이 연극에서 열연한 그는 95년 TV 미니시리즈로 제작된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에도 출연, TV 배우 최고의 영예인 에미상을 수상했다.

■4월4일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32) 출생

고뇌하는 철학자이며 스크린 위에 시를 쓰는 '영상시인'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Andrei Tarkovsky) 감독이 32년 이날 러시아 볼가 강변 차오브라체에서 태어났다. 시인이었던 아버지 덕분에 감수성 많은 아이로 자라난 타르코프스키는 러시아 음악학교에서 음악공부를 했으나 곧 영화로 진로를 바꿨다.

모스크바 국립영화학교에서 영화 공부를 한 뒤 만들어낸 작품은 세계적인 각광을 받았던 <이반의 어린 시절> <안드레이 루블레프> <솔라리스> <거울> 등. 하지만 러시아 당국의 검열 때문에 <이반의 어린 시절> <안드레이 루블레프>는 제작된 지 한참 뒤인 1971년에서야 비로소 극장에 걸릴 수 있었다.

이후 서구 세계로 망명한 그는 이탈리아, 스웨덴 등에서 <희생> <노스텔지아> 등의 영화를 만들었다. 이들 작품 역시 타르코프스키적인 감성이 진하게 배어있는, 영화이기 이전에 한 권의 철학서이며 한 편의 시와 같은 작품들이다.

■4월5일 베티 데이비스(08) 출생

아름다운 눈동자를 지닌 할리우드 고전 여배우 베티 데이비스(Bette Davis)가 1908년 이날 미국 메사추세츠에서 태어났다. 워너 브러더스 전속배우였던 그녀는 <데인저러스><지지벨> 등으로 오스카상을 수상했으며 <이브의 모든 것>으로 일평생 다시 만나지 못할 멋진 캐릭터를 연기했다. 이브의 성공을 못마땅해하는 뮤지컬 스타 마고 차닝. 이 영화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그녀는 80년대 후반까지도 작품 및 저술 활동을 계속했으나 89년 지병인 암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그녀의 유작은 81세의 나이로 출연한 89년 작 <사악한 입맞춤>. 베티 데이비스가 단 1주일간 출연하다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촬영을 거부해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4월7일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39) 감독 출생

<대부>의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Francis Ford Coppola) 감독이 39년 이날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났다. 한때 조지 루카스, 스티븐 스필버그와 더불어 '영화천재'로 불렸던 그는 결국 이들 동료들과 다른 행보를 걸었다. 조지 루카스와 스티븐 스필버그가 SF 영화의 대부로 자리를 잡은 반면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는 종잡을 수 없는 각양각색의 영화를 만들어냈다.

<대부> 시리즈나 <지옥의 묵시록> 이후 그가 만들어낸 영화는 <페기 수 결혼하다> <잭>같은 코미디 영화도 있었고, <아웃사이더> 같은 청춘영화, <카튼 클럽> 같은 음악영화도 있었다. 새로운 시도를 그치지 않는 그는 그러나 아직도 <대부>의 강박에서 벗어나지 못한 편. 여전히 <대부>를 뛰어넘지 못한 채 퇴보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4월8일 패트리샤 아퀘트(68), 후 샤오시엔(47) 감독 출생

뭔가 의미심장한 비밀을 감추고 있는 것 같은 배우 패트리샤 아퀘트(Patricia Arquette). 니콜러스 케이지의 전 부인으로 유명한 그녀가 1968년 4월8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태어났다. TV 스타 클리프 아퀘트의 손자이며 영화배우 루이스 아퀘트의 딸, 로잔나 아퀘트, 데이비드 아퀘트의 형제자매인 그녀는 집안 분위기 때문에 어차피 배우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어릴 적부터 쇼비즈니스 세계와 친숙했던 그녀는 TV 드라마 <대디>로 데뷔했고 <트루 로맨스> <에드우드> <로스트 하이웨이> <비상근무> <스티그마타> 등에 출연하며 인기 스타 대열에 올랐다. 아퀘트 집안이 배출한 스타 중 현재 가장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배우. 하지만 왠지 모를 음침한 분위기 때문에 '정상적인' 역할은 별로 맡지 못하고 있다.

대만에서 활동중인 후 샤오시엔(Hsiao-hsien Hou) 감독 역시 47년 이날 중국 광동성에서 태어났다. 국립예술전문학교 영화연극학과를 졸업한 그는 리싱 감독 밑에서 연출 수업을 받은 후 데뷔작 <귀여운 여인>을 발표했다. 데뷔 초창기 때만 해도 서정적인 멜로영화 감독에 머물렀던 그는 점점 사회 의식이 담긴 문제작들을 발표하며 명성을 쌓았다. 대만의 뉴웨이브를 열었던 그의 대표작은 <펑쿠이에서 온 소년> <동년왕사> <연연풍진> <비정성시> <희몽인생> <호남호녀> 등. 그가 만든 모든 영화는 한 편의 치열한 리얼리즘 소설을 읽는 것처럼 가슴을 쓰리게 한다.

황희연<동아닷컴 기자>benot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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