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수에서 공연 기획자로 변신한 ‘가네샤’의 김성희 대표(36).
그는 얼마전 서울 사간동 금호갤러리에서 개최한 이 단체의 출범 기념공연으로 공연계에 화제가 됐다. 이날 레퍼토리는 타악그룹 ‘공명’의 연주와 무용가 안은미의 ‘하얀 무덤’, 조형예술가 최규일의 ‘누드 크로키 퍼포먼스’였다.
이같은 다양한 공연 내용도 흥미롭지만, 더욱 주목을 받은 것은 관람객의 면면이었다. 최현 육완순 국수호 박명숙 홍승엽(무용) 안숙선(국악) 김의경 박웅 이태주 이상일 윤호진(연극) 황지우(시인) 등 공연계 흐름을 좌우하는 150여명이 참석한 것. 마임이스트 마르셀 마르소 등이 소속된 세계적인 공연기획사 ‘샥스핀’ 관계자도 있었다.
김대표는 한때 촉망받는 무용수였다. 5세 때 무용을 시작해 이화여대에 재학하던 85년 동아무용콩쿠르 현대무용 부문에서 금상을 받기도 했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언니이자 친구처럼 지내는 안은미와 ‘걸핏하면 홀딱 벗고 춤을 추다’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됐다.
“춤을 포기한 변명같지만, 미국 뉴욕대 유학시절인 97년 내가 춤추는 무대, 또 극장이 너무 좋고 궁금해졌습니다. 곧 전공을 예술경영으로 바꿨습니다.”
‘가네샤’ 외에도 ‘샥스핀’의 한국 법인 대표를 겸하고 있는 김대표는 안은미와 타악그룹 ‘공명’과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원로무용가 이매방, 명창 안숙선, 국수호의 ‘디딤무용단’ 등 국내 정상급 예술인들과 계약을 맺고 해외 무대에 도전할 계획이다. 2002년말에는 황지우 작, 박범훈 작곡으로 뮤지컬 ‘최승희’(연출 손진책)를 공연한다.
“돈이 어디서 나와 일을 크게 벌리냐는 ‘세무조사성’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돈보다는 우리의 좋은 공연을 세계 무대에 제대로 세일즈하자는 직원들의 헌신 덕분에 회사 살림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지난 30년간 춤에 미쳤다면 이젠 공연 기획에 미쳐볼 작정입니다. 딸린 남편이나 자식도 없고….”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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