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선풍기로 황사 없앨수 있겠나"금통위 콜금리 인하 난색

  • 입력 2001년 4월 4일 18시 46분


“오는 6일을 주목하라.”

6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통위가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현재 연5.0%인 콜금리를 내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그 어느때보다도 높다. 정부가 4일 김진표(金振杓) 재정경제부 차관 주재로 금융정책협의회를 열어 강도 높은 주식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해 이같은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강봉균 한국개발연구원장(KDI)원장도 지난달말 금리인하를 공식석상에서 강력히 요청하는 발언을 했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달 20일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것도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금통위는 2월8일 콜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FRB가 1월에 두차례에 걸쳐 1%포인트나 인하한 영향을 적지 않게 받았던 셈이다.

증권업계에서도 콜금리 인하를 바라고 있다. 한 증권사 사장은 “콜금리를 인하하면 국고채 수익률 등 시중실세금리가 떨어지고 시중여유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 주가가 상승하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금통위는 그러나 이런 ‘기대’를 부담스럽게 여기고 ‘선물’을 주기 어렵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한 금통위원은 “물가와 원―달러환율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콜금리를 내리기는 쉽지 않다”며 “금통위원 사이에는 콜금리를 내리는 것보다 현재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가 강한 편”이라고 밝혔다. 한은 관계자도 “경제상황이 어려운 것은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미국 주가가 떨어지는 등 외부요인 때문”이라며 “황사가 몰려 오고 있는데 선풍기를 돌려서 문제가 해결되겠느냐”고 반문하고 있다.한국은행도 지난달 28일 ‘FRB와 한국은행은 어떻게 다른가’라는 보고서를 내고 “정부는 통화정책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훈수하지 말라”며 반발했다. 다른 금통위원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목표를 정할 때 원―달러환율이 달러당 1200원 밑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이미 환율이 1350원선까지 올라 물가가 불안해 금리를 내리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