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충돌' 해결 진전…中, 美승무원에 영자신문-담배 제공

  • 입력 2001년 4월 10일 18시 36분


미국 외교관들이 중국 하이난(海南)섬에 불시착한 뒤 중국측에 억류된 미군 EP3 정찰기 승무원들과 10일 저녁 5번째 면담을 가졌다고 미 관리들이 전했다. 미국 대사관의 닐 셜록 무관은 이날 면담을 마친 뒤 “24명 승무원 모두 건강은 좋았으며 사기도 높았다”고 말했다. 중국측은 영자 신문과 담배 등을 넣어주기 시작했고 운동도 허락한 상태라고 그는 전했다.

쑨위시(孫玉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충돌사건의 모든 책임을 지고 중국 정부와 인민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의 책임 인정과 사과만이 사태 해결의 열쇠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쑨 대변인은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실종된 중국 조종사에 대해 ‘미안’(sorry)하게 생각한다고 밝힌 것은 사태가 올바른 방향으로 한 단계 나아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미 CNN방송은 9일 미국 정부는 이번 사태의 해결방안을 담은 공동문안 초안을 중국측에 세 차례나 보냈으나 거부되자 네 번째 초안을 작성중이며 이는 사태해결에 진전이 있음을 뜻한다고 보도했다. 또 양국 정부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10일 “지난 며칠 사이 하이난섬에 파견된 미국 외교관이 6명에서 10명으로 늘었으며 이는 승무원 석방에 대비한 계획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징·워싱턴〓이종환·한기흥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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