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뜨겁다]정가로 튄 '대우차 폭력진압 불똥'

  • 입력 2001년 4월 15일 18시 41분


10일 발생한 경찰의 대우자동차 노조 폭력진압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15일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와 이근식(李根植) 행정자치부장관, 이무영(李茂永) 경찰청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참상 그 자체였다”며 이 총리 등 관련 책임자의 사퇴와 함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노벨상 받은 나라에서…"▼

전재희(全在姬) 부대변인은 별도의 논평에서 “이번 사건은 테러범을 진압하듯 명백한 살인의도를 가지고 한 살인미수 행위”라며 “(노동자가) 곤봉에 터져 사지를 부르르 떠는 참상을 대통령은 보지 못했느냐”고 따졌다. 전 부대변인은 이어 “김 대통령이 국민의 대통령이기를 포기하더니 이번에는 노벨상 수상자로서의 명예마저 포기한 듯 하다”고 비아냥댔다.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은 “국민의 정부가 국민을 상전으로 모셔야지 짓밟고 두들겨 패느냐”며 “이 정권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는 증거”라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16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진압장면을 촬영한 비디오 테이프를 함께 본 뒤 당 차원의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또 의원회관에서 대우차 노조가 주관하는 진압 상황 사진전을 열 계획이다.

반면 민주당은 그 동안 “관할 서장이 경질되지 않았느냐”며 쟁점화를 피해 왔으나 야당과 여론의 동향이 심상치 않자 김중권(金重權) 대표가 직접 나서 진상조사단 구성을 지시했다. 김 대표는 14일 고위당직자회의에서 “당으로서는 이 문제를 무겁게 받아들이면서 앞으로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경찰 안이한 자세서 비롯"▼

민주당은 15일 신계륜(申溪輪) 박인상(朴仁相)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우자동차사태진상조사위’ 첫 회의를 열어 “경찰은 잘못된 부분에 대해 인정 사과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회의에서는 “경찰의 안이한 자세에서 비롯됐다” “경찰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등 경찰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은 진압과정에서 발생한 경찰 12명에 대한 시위대의 감금 폭언 폭행 및 당일 현장을 방문한 한나라당 인권위 소속 의원 6명의 언행이 사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함께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민주노총 소속의 한 변호사가 ‘불법적인 공권력에 무력을 사용하는 것은 정당방위이고 무죄이므로 경찰을 죽지 않을 만큼 패라’고 발언했다는 얘기에 대해서도 조사키로 했다고 김현미(金賢美) 부대변인은 전했다.

또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그동안 (대우차 사태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던 한나라당이 근로자들을 선동하고 부추기려 하는 것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며 국회차원의 사태해결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윤종구·선대인기자>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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