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MBC 여당과 교감있나"…野, 문광위 단독소집

  • 입력 2001년 4월 20일 18시 43분


한나라당은 20일 국회 문화관광위를 단독 소집해 최근 KBS MBC의 보도태도를 ‘정권의 나팔수’ 등으로 비판한 당 소속 의원들의 문광위 발언을 밤 9시 뉴스데스크를 통해 반박한 MBC를 집중 성토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김정기(金政起)방송위원장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김용운(金容雲)이사장, 김중배(金重培) MBC 사장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나 모두 나오지 않았다.

▽정병국(鄭柄國)의원〓공영방송이 방송전파를 자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 사용한 것에 경악한다. 방송전파는 특정방송사의 것이 아니다. 자사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발언에 대해 일일이 반박한 것은 객관성이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박종웅(朴鍾雄)의원〓MBC의 보도태도는 한마디로 적반하장이다. 국회의원이 소신에 따라 의정단상에서 한 발언을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보도태도는 공영방송이 현정권의 언론장악 음모에 동조하고 있다는 의혹을 입증하는 것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빅3’라 불리는 특정신문과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그런 논리대로 한다면 결과적으로 여당측과 입장이 비슷한 MBC는 (여당측과) 무슨 교감이 있었다는 논리가 될 수도 있다.

▽고흥길(高興吉)의원〓MBC가 내 발언을 인용 보도했는데 내 의도가 무엇인지 전혀 보도되지 않았다. 장장 40분이나 인터뷰를 했는데 단 몇 초가 나갔을 뿐이다. 방송 벽두에 앵커가 ‘반박방송을 하기로 했다’ ‘명예를 실추했다’는 등 전혀 비(非)방송적인 보도를 했다. 반론방송은 있을 수 있으나 반박방송은 있을 수 없다.

▽심규철(沈揆喆)의원〓인터뷰과정에서 카메라가 꺼진 줄 알고 할 얘기를 다했는데 앞뒤를 다 자르고 내보냈다. (MBC는) 특집기사를 내보내면서 신문고시를 찬양했다. 신문고시를 반대하는 야당과 국민의 목소리는 전혀 안 나왔다. 그런 공영방송에 대한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시정잡배보다 못한 조건반사적 반응을 보인 것은 국회의 권위와 국민을 무시한 것이다. 헌법기관을 무력화시키는 것은 내란죄의 구성요건이다.

▽박종희(朴鍾熙)의원〓동아 조선 중앙 등의 판매망을 무너뜨리려는 것은 새로운 언론탄압이다. 이를 비판한 것을 거두절미해 보도하는 것은 곤란하다. 몰래카메라가 상임위에까지 침투했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김일윤(金一潤)의원〓MBC는 우리 당 의원들의 발언내용을 토막내서 왜곡보도했다. MBC가 뉴스 등을 통해 여론몰이에 앞장서 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윤경식(尹景湜)의원〓신문고시는 비판적 언론에 재갈을 물리기 위해 강행됐다. 당연히 문제점을 지적하고 공정성을 잃은 홍보에 대해 비판하는 의정활동을 할 수 있다. MBC가 자사의 이익을 위해 왜곡 보도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사죄하고 정정보도를 해야 한다. ▽남경필(南景弼)의원〓MBC의 반박보도는 국민의 소유인 방송시간을 횡령한 사건이다. 국회의원의 상임위 발언을 매도하는 행위는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의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의도이며, 막강한 방송의 영향력을 과시해 국회의원을 순치하려는 의도를 가진 협박이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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