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봄 익산의 농기계대리점에서 구입한 10마력짜리 그의 경운기는 올봄에도 논갈기와 밭고랑내기 등 농작업을 거침없이 해낸다.
김씨가 일반농가에서는 5∼6년이면 교체하는 경운기를 30년 넘게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것은 어려운 시절 ‘거금’을 주고 구입한 데다 그동안 손때가 묻어 애착이 가기 때문이다.
1만5000여평의 농사를 짓는 그가 사용하는 동력 농기계는 트랙터에서 양수기까지 10여대. 대부분 구입한지 10년이 넘은 것들이다.
또 다른 경운기 한대는 73년에 구입했고 그가 아끼는 28마력 짜리 트랙터도 20년 가까이 사용하고 있다.
15∼16년된 양수기도 3대나 된다.
김씨는 시간이 날 때마다 농기계를 닦고 조이고 기름치느라 잠시도 손을 놀릴 새가 없다.
농사철인 요즘도 작업후에는 반드시 농기계에 묻은 흙을 털고 녹이 스는 것을 막기 위해 기름칠을 빠뜨리지 않는다.
그는 “버려진 농기계 때문에 농촌의 환경이 오염되고 있지만 이들중 상당수는 조금만 손을 보아도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며 “농사를 잘 지으려면 농기계를 사랑하는 마음부터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익산〓김광오기자>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