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뜨겁다]바꿔? 놔둬? 여권 이무영청장문제 고심

  • 입력 2001년 4월 24일 18시 40분


여권이 이무영(李茂永) 경찰청장의 퇴진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대우차 노조원 과잉진압으로 이청장의 퇴진론이 처음 제기됐을 때만 해도 여권은 ‘퇴진 불가’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그런 식으로 경찰 총수를 경질하면 대한민국의 어느 경찰이 시위진압에 나서겠느냐”는 논리였다.

그러나 경찰대 동문회가 이청장 퇴진반대 성명을 발표하는 집단행동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이 집단행동을 이청장이 사전에 알았거나 방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여권 분위기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24일 이청장의 집단행동 방조 의혹에 대해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하면서도 “글쎄, 자꾸 일이 불거져서…”라고 말끝을 흐렸다. 과잉진압 자체보다 사후대처가 더 큰 문제라는 게 여권 핵심부의 시각.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청장 교체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들 사이에선 여전히 “이미 충분한 조치를 취했고, 지금은 경찰을 너무 흔들어선 안된다. 이청장은 기본적으로 자세가 괜찮은 사람이다”는 식의 신중론이 우세하다. 결국 이청장의 교체 여부는 여론의 추이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으나, 교체하더라도 과잉진압에 대한 문책이 아닌 다른 모양새를 갖출 가능성이 크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이무영 경찰청장 사퇴불가 시사▼

이무영(李茂永) 경찰청장은 24일 최근 논란이 된 경찰대 총동문회 모임에 대해 “사전에 전혀 몰랐다”고 직접 해명했다.

그는 또 청장직 사퇴 여부에 대해 “1년간 추진된 경찰개혁이 인천에서 있었던 46초간의 폭력사태로 인해 모두 사라진 듯해 가슴이 아프다”며 “앞으로도 경찰개혁과 사회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이청장은 이날 대우차 폭력진압 사태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17일은 오후 2시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국회에 있었고 18일엔 부천의 경찰간부후보생 졸업식에 참석했으며 19일엔 사회관계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총리실로 출근했기 때문에 17,18일 양일간 있었던 경찰대 출신들의 모임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18일 저녁 일부 조간신문 가판에 경찰대 동문회가 건의문을 작성한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부하직원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비서실장의 개입 등 경찰대 동문회 소식은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돌아온 19일 오전 11시경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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