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시각장애인인 김명석(金明石·36·부산 사하구 장림동)씨가 다음달 9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리는 전국 장애인체육대회의 개회식 축하비행에 앞서 27일 가진 시연비행에 성공했다.
김씨는 이날 해발 565m의 구덕산 정상에서 2인승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4㎞를 비행해 주경기장인 구덕운동장 잔디밭에 안착했다. 뒷자리에는 전문가 최경석(崔京錫·35)씨가 동석했으며 조종은 김씨가 직접 했다.
김씨는 “하늘을 날면서 눈으로는 세상을 볼 수 없었지만 마음으로 세상을 품어볼 수 있었다”며 “모든 장애인에게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 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비행했다”고 말했다.
장애인체육대회 개회식 때는 이날 시연을 한 김씨와 현재 홍익대에 재학중인 뇌성마비 지체장애인이면서 2000년 12월 히말라야를 등정한 한경혜(韓鏡惠·26)씨도 함께 축하비행에 나선다.
현재 장애인들의 협동조합인 장우(障友)신용협동조합 상무를 맡고 있는 김씨는 모든 일에 활동적인데다 비장애인보다 더 열심히 사회활동을 해 이번 축하비행 대표로 뽑히게 됐다. 그는 99년 10월 부산 사직운동장에서 열린 코리안시리즈 때 장애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시구를 해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김씨는 20여년 전 장애인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던 비장애인 이경자(李敬子·36)씨와 87년 결혼해 두 딸(9, 7세)을 두고 있다.
한편 제21회 전국 장애인체육대회는 다음달 9∼11일 2020명의 장애인 선수가 참가한 가운데 구덕운동장 일원에서 펼쳐진다.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