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필라델피아 타선분석

  • 입력 2001년 4월 28일 17시 07분


박찬호가 시즌 5번째로 상대할 팀은 오랜 전통을 가진 동부지구의 명문팀 필라델피아 필리스이다.

필라델피아는 지난시즌 65승 97패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에서 최하위를 차지한 팀. 그러나 올시즌에는 대부분의 예상을 깨고 14승 7패(0.667-28일까지의 성적)의 높은 승률로 당당히 리그 선두를 질주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주전 라인업 대부분이 30대 이하로 구성되어 있을 정도로 젊은 팀이라는 것이 최대 강점이며 이러한 부분에서 필라델피아의 미래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시즌 개막 전만 해도 지난시즌에 이어 리그 최하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 새롭게 영입한 래리 보와 감독을 축으로 투타에서 짜임새 있는 전력을 선보이며 현재는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필라델피아의 예상 라인업을 살펴보자. (28일까지의 성적)

덕 글랜빌 (0.253, 3홈런, 9타점) - 중견수

지미 롤린스 (0.278, 5타점, 4도루) - 유격수

바비 애브래유 (0.266, 4홈런, 13타점) - 우익수

스캇 롤렌 (0.211, 3홈런, 9타점) - 3루수

마이크 리버달 (0.219, 1홈런, 8타점) - 포수

트레비스 리 (0.275, 3홈런, 8타점) - 1루수

팻 버렐 (0.269, 2홈런, 9타점) - 좌익수

말론 앤더슨 (0.242, 1홈런, 9타점) - 2루수

랜디 울프 - 투수

필라델피아 타선은 현재(한국시간 일) 팀타율(0.254) 리그 8위, 팀홈런(18개) 리그 14위, 팀득점(91점) 리그 11위 등 전반적으로 리그 하위권에 랭크되며 큰 활약을 선보이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전 선수 가운데 3할대를 기록하고 있는 타자가 단 1명도 없으며 리그 최하위 수준의 홈런 기록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장타력도 상대투수를 위협할 수준은 되지 못한다. 따라서 리그 선두를 질주하는 원동력도 타력보다는 3점대 방어율로 리그 3위에 랭크되어 있는 투수력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필라델피아 타선의 최대 강점은 상하위 타선에 재능있는 타자들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는 점이다. 재치있는 테이블 세터진, 수준급의 파괴력을 지니고 있는 중심타선 그리고 하위 타선 역시 만만하게 볼 수 없어 전체적인 타선이 고른 짜임새를 자랑한다.

덕 글랜빌과 지미 롤린스가 지키는 1, 2번 타순은 팀타선의 뇌관. 사실 글래빈과 롤린스의 테이블 세터진을 수준급의 찬스 메이커로 평가할 수는 없다. 글랜빌은 선구안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고 롤린스는 많은 기대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경험이 일천한 루키 신분에 불과하다.

현재의 기록도 이와 같은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글래빈의 출루율은 3할대에도 못미치는 0.275. 무엇보다도 87타석 동안 골라낸 볼넷 수는 고작 2개에 불과하다는 점은 글래빈의 리드 오프로서의 능력에 물음표를 달 수 밖에 없는 가장 확실한 증거물이다. 롤린스의 성적도 마찬가지. 롤린스는 0. 341의 출루율을 기록하며 루키 신분으로서는 기대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만 득점력(6득점)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뛰어난 타격 재질을 지니고 있어 자신들의 약점을 커버하고 있다. 나란히 22개의 안타를 기록하며 팀내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점은 이들이 1, 2번 타순에 포진할 수 있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고 있다.

중심타선은 필라델피아가 자랑할 수 있는 최대의 무기다. 간판스타 스캇 롤렌을 축으로 바비 애브래유, 마이크 리버달, 팻 버렐, 트레비스 리 등 젊은 선수들이 뒷받침된 중심 라인업은 차세대 메이저리그를 대표할 수 있을만큼 대단한 기대를 받고 있다.

바비 애브래유는 타격의 정확성이 돋보이는 선수. '미래의 타격왕' 후보 1순위로 손꼽힐만큼 정교한 타격을 자랑한다. 타석에서의 선구안도 뛰어나고 파워도 30개에 근접한 홈런을 기록할 수 있을만큼 수준급이다. 지금까지 4홈런, 13타점으로 팀내 1위를 기록하며 실질적인 해결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제 2의 마이크 슈미트'로 불리우는 스캇 롤렌은 필라델피아의 실질적인 간판타자. 공수에서 팀의 핵심이며 빼어난 장타력을 자랑한다. 현재는 2할대 초반의 빈타에 시달리며 기대만큼 활약해 주지 못하고 있지만 타격감을 회복한다면 40 홈런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

마이크 리버달은 공수를 겸비한 리그에서도 몇 안되는 포수이다. 3할 타율과 30홈런을 충분히 기록할 수 있으며 수비에서도 과거 골드글러브를 수상할만큼 안정감을 자랑한다. 무엇보다도 리버달이 젊은 필라델피아의 실질적인 리더라는 점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다.

팻 버렐, 트레비스 리, 말론 앤더슨으로 짜여진 하위타선도 만만히 볼 수 있는 라인업은 아니다.

버렐은 팀이 자랑하는 슈퍼 유망주로 지난 시즌 빅리그에 데뷔해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였고 애리조나에서 이적한 트레비스 리는 입단 당시 1000만달러의 계약금을 받은 경력을 자랑한다. 모두 차세대 팀의 중심타자들로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선수들.

그러나 이 둘은 모두 타자로서는 상당한 재능을 지니고 있지만 아직까지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빼어난 장타력과 함께 수준급의 선구안도 지니고 있어 경험이 좀 더 쌓이고 자신감이 붙는다면 팀뿐만 아니라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타자로 성장할 충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이렇듯 필라델피아 타선은 현재에도 가능성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뿐 아직까지는 자신들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경험 부족에 따른 응집력 부족이 팀타선의 취약점으로 드러난다. 또한 타선이 침체되었을 때 돌파구 역할을 해줄 베테랑 타자가 없다는 점도 약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김용한/동아닷컴 객원기자 from0073@dreamx.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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